중국 면세점 CDF몰.(사진=CDFG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정부가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했지만 아직 관련업계가 느끼는 실제 체감 수준은 미미하다. 반면 중국 면세점은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코로나19 장기화 속에도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23일 중국 매체 금융계(진롱지에)에 따르면 중국 최대 면세 유통사인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은 지난 1~2월 매출이 131억위안(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CDFG의 실적이 상승한 것은 중국 당국의 과감한 면세 완화 정책 덕분이다. 중국은 하이난을 국제적인 관광 휴양지로 성장시키기 위해 국내외 관광객 및 하이난 주민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면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하이난성의 연간 1인당 면세 쇼핑 한도를 지난 2011년 5000위안(100만원)에서 현재 10만위안(2000만원)까지 확대했다. 과거 18개에 그쳤던 면세상품 품목은 45개로 늘어났다. 제품당 8000위안이었던 단일품목 가격 제한도 없앴다.
중국 면세점은 정부의 면세 완화 정책 덕분에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해외여행이 막혀 소비가 억눌렸던 중국인들이 하이난 면세점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CDFG의 지난해 매출은 677억위안(13조원)으로 29% 증가했다. 회원수는 2200만명에 달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사진=신세계면세점)
한국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기존 5000달러였던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했다. 이로써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은 한도 제한없이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여행자의 휴대품에 적용하는 면세 한도는 600달러로 유지된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도 면제되면서 해외 여행에 대한 긍정론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출국자는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유학생이나 기업 주재원이 대부분"이라며 "당장은 힘들겠지만 여름 휴가 시즌이 오면 본격적으로 해외 여행이 재개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이 아직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사이, CDFG는 9월 '하이난국제면세시티' 개장을 앞두고 있다. 무려 28만평방미터 규모로, 개장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시내면세점이 된다. CDFG는 10일에는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계획과 목표를 밝힐 정도로 면세점 사업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당시 CHEN GUOQIANG 최고경영자(CEO)는 "CDFG는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유명 브랜드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며 "앞으로 브랜드, 가격, 서비스 세가지 측면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추가적인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이 관계자는 "구매한도는 폐지됐지만 면세한도는 여전히 600달러로 유지되고 있다"며 "소비 진작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면세한도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물가상승률과 소득수준, 소비진작 효과를 고려하면 면세한도를 1000달러까지 올려도 유통시장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