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나는, 휴먼'·'여행하는 소설' 외

입력 : 2022-03-28 오후 5:31:26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여행을 테마로 한 단편 소설 7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여행을 매개로 인간을, 나아가 세계를 그려낸 작품들을 모았다. 스펙 쌓기의 절망적 현실로부터 일탈하고(‘탐페레 공항’)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나선다.(‘콜럼버스의 뼈’) 돈과 언어, 인종의 문제를 돌아보기도(‘숲속 작은 집’) 위로와 치유를 받기도(‘망아지 제이슨’) 한다. 여행은 결국 불안과 혼돈, 어긋남 속에서도 희망을 보고 성찰하며 깨달음을 얻는 우리의 삶 같은 것임을 책은 전한다.
 
 
여행하는 소설
김금희 외 10명 지음|이한이 옮김|중앙북스 펴냄
 
미국 장애인법 제정과 세계장애인기구 설립에 기여한 장애 운동가 주디스 휴먼의 자서전이다. 1970년대부터 장애를 향한 세상의 편견과 무지에 맞서며 사회를 바꿔낸 한 사람의 이야기다.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학교에 갈 수 없던 어린 시절부터 사회 모든 영역에 장애인 자리를 만들고, 소외된 이들의 시민권이 보호받는 사회가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질곡의 삶을 훑어준다. 오늘날 장애에 관한 인식, 시민 권리와 평등에 이르기까지 저항과 연대의 기록이다.
 
 
나는, 휴먼
주디슨 휴먼, 크리스틴 조이너 지음|김채원, 문영민 옮김|사계절 펴냄
 
뉴욕 현대미술관 모마(MoMA)에 전시 작가의 관련 작품들 중 ‘반드시 봐야 할 대표 작품들’을 미국 현지 그림 해설가가 직접 엄선해 소개한다. 에드워드 호퍼 ‘주유소’나 ‘작은 도시의 사무실’을 보며 자가 격리로 고립과 공허, 외로움을 겪고 있는 현대인의 자화상에 대해 얘기하고, 마크 로스코의 예배당을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을 읽는다. 약 1700여회 도슨트를 진행한 전문 그림 해설가답게 스토리텔링식으로 풀어내는 해설이 미술관에 간듯한 경험을 준다.
 
 
그림들
SUN 도슨트 지음|나무의마음 펴냄
 
1980년대 이후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혀온 카버의 시집이다. 1988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카버는 생의 남은 시간을 시인으로 살고자 했다. 이 작품 ‘우리 모두’는 1983년부터 쓴 5개의 시집을 합친 것이다. 통렬한 실패의 경험, 깊은 절망,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은 이야기로 ‘삶의 통찰’을 얘기한다. 특히 시한부 선고를 받고 미래에 대해 쓴 ‘2020년에’는 지금 우리 시대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 모두
레이먼드 카버 지음|고영범 옮김|문학동네 펴냄
 
미국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과 캐나다 미스터리 작가 루이즈 페니가 국제 정치에 관한 스릴러 작품을 썼다. 주인공은 힐러리를 연상케 하는 50대 후반 미 국무 장관. 그의 눈으로 트럼프, 푸틴, 호메이니 등을 연상시키는 등장인물들과 국제 정치의 현실감 있는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테러계획과 대중선동, 그 배후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펼쳐낸다. 서울의 미국 대사관, DMZ 등 한국을 연상시키는 배경도 곳곳에 등장한다.
 
 
스테이트 오브 테러
힐러리 로댐 클린턴, 루이즈 페니 지음|김승욱 옮김|열린책들 펴냄
 
첫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이후 5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2020년대 ‘비정규직 청년 세대’의 삶과 현실 공간을 넘나드는 다성적인 목소리를 들려준다.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숨’)는 망언이 쏟아지고 ‘죽을 힘을 다해 일해도 쓸모 없다는 이유’(‘살과 뼈’)로 비인간으로 내몰리는 폭력적 현실 앞에서도 시인은 절망하지 않는다. ‘자주 절망하되 의망을 잃지 말거라’(‘세상이 끝날 때까지’)라는 말을 되새긴다.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최지인 지음|창비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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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