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장윤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과 2시간36분간의 만찬 회동에서 청와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예산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 이전에 대한 판단은 윤석열정부의 몫이라며, 현 정부에선 이전계획에 따른 예산계획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8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청와대 만찬 회동에 배석한 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이야기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 비서실장은 ‘예비비 국무회의 상정 여부’에 대해선 “그런 절차적인,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지역에 따른 판단은 오롯이 차기 정부가 판단할 문제이고, 지금 정부는 정확하게 이전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하셨다”고 재차 설명했다.
이어 “제가 느끼기에는 실무적으로 시기나 이런 내용을 공유해서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장 비서실장은 “구체적으로 (추경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는 말씀을 서로 나눴고, 추가적으로 실무적 현안 논의에 대해선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그 라인에서 계속 협조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 비서실장과의 일문일답.
오래 기다렸다. 이번 회동에선 무슨 합의문 있는 건 아니다. 우선 두분의 만남을 스케치하고 질의응답을 받겠다.
먼저 두분은 상춘재 만찬장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을 진심으로 축한한다. 이건 의례적 축하가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이며, 정당간 경쟁은 할 수 있어도 대통령 인사는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감사하다. 국정은 축적의 산물인데, 잘된 건 계승하고 미진한 건 개선하겠다"며 "초대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2시간36분간 회동에서 두분은 흉금을 털고 화기애애했고, 반주도 한두잔 했다. 윤 당선인은 많이 도와달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저의 경험을 활용해달라고 했다. 헤어지면서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 선물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께 건강하시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단독 회동은 있었나?
=없었다. 네 사람(문 대통령·윤 당선인·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2시간36분간 만찬을 곁들이며 이야기를 나눴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도 논의했나?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문 대통령은 '집무실 이전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한다'고 했다.
-추경 문제는 논의했나?
=구체적 언급은 안 됐다. 다만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고 했다. 추가적으로 실무적 현안 논의에 대해서는 저와 이 정무수석과 그 라인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인사권 관련 논란이 있었고, 안보 문제를 강조했는데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의견을 교환했나?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과 당선인이 논의했고, 국가의 안보 관련된 문제를 정권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수 없도록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이철희 정무수석과 함께 배석했는데, 기억 남는 이야기나 앞으로 중점 과제가 있다면?
=오늘은 (두 분이) 의제 없이 흉금 터놓고 만났고, 그야말로 흉금 없이 과거의 인연을 주제로 두 분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
-흉금 없이 이야기했다면 두 분께서 아쉬웠던 부분도 이야기를 나눴나?
=전혀 없었다. 두 분이 과거에 인연이 많은데 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의견 차이는 못 느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관련 대화가 오갔는지?
=사면 문제는 일체 거론 없었다.
-집무실 용산 이전 관련 문 대통령이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예비비를 국무회의에 올리는 수준까지 논의됐나?
=그런 절차적인,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다시 말씀 드리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오롯이 이전은 오롯이 차기 정부가 할 문제이고, 지금 정부는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강조하셨다. 이전 시기라든지 내용에 대한 것을 문 대통령이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저는 이해했다.
-취임식 전에 실제로 집무실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두 분이 시기까지 언제 가능하다 하지 않다 이런 말은 없었다. 문 대통령께서 협조를 하고, 실질적인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씀하셨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데,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있었는지. 또 차후 양측이 만나기로 했나?
=차후 만날 계획은 따로 잡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인에게 협조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참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 남은 임기 동안 잘 관리해서 정권을 이양하는 게 가장 큰 숙제로 알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정권 인수인계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오늘 두분 만찬에서 정부조직개편 논의는 있었나?
=전혀 없었다
-과거에도 두 분이 청와대에서 두차례 만났는데, 이번에 특별히 소회를 나눈 부분이 있었나?
=그런 것도 이야기하고 반려견 이름이 서로 토리로 같은데 그런 이야기도 하고. 제가 나머지는 다 기억을 못한다.
-두 분이 옛 이야기할 때 조국 전 장관 이야기도 나왔나?
=아니요, 전혀 없었다.
-신·구 갈등이란 표현까지 나왔고, 장 비서실장이 물밑 조율을 했는데, 이번 회동을 평가한다면?
=두 분이 서로 너무 존중하시는 느낌이었다. 국민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해서 현 정권과 차기 정부의 인수인계를 원활하게 잘 해야겠다는 의지가 두 분에게 있는 것 같았다. 언론이 느끼는 갈등이나 이런 부분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존중하는 가운데서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셨다.
-인사권 관련 문제는 실무적으로 논의한다고 했는데, 감사위원이나 한국은행 총재 지명 관련 당선인이 입장을 표명했나?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를 어떻게 하자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인사 문제 관련 이철희 수석과 장제원 비서실장이 잘 의논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윤 당선인도 두 실장이 잘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오늘 만찬이 길어진 원인은?
=저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은 왜 길어졌을까 생각할 정도로 의견에 다름이 없이 국민의 걱정을 덜기 위해 노력한 걸로 기억한다.
-이번 회동이 힘겹게 성사됐고 역대 회동보다 늦게 됐다.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 토로한 건 있었나?
=아니요. 그런 건 문 대통령도, 윤 당선인도 나눈 기억이 없다.
-오늘 사면 이야기가 전혀 안 나왔는데 당선인이 나중에 건의할 계획인지?
=오늘 의제 없이 흉금 털어놓고 만난다고 공지했는데 오늘 의제에 대해선 윤 당선인이 어떤 이야기 꺼낼지 전혀 모르고 들어갔다. 오늘 사면은 일절 권하지 않았고 문 대통령도 일체 거론하지 않았다.
-추경 시점에 대해 공감대 이뤄졌나?
=시기나 이런 건 구체적으로 이야기 안했고 나머지는 실무적으로 논의하자고 했다.
-코로나 손실보상은?
=정책적 관련해서 손실보상이 50조다 지금 이야기 나오는데, 예산의 규모는 이야기 안 됐고 청와대가 할 수 있는 한 실무적 협의 계속하자고 했다.
-대통령 말씀 중에 거대 야당 관계 이야기는?
=정치권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