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는 3일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하게 올린 것에서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상환 능력이 너무 없으면 너무 빚을 많이 안 내도록 정부가 자제를 좀 시켜야 된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새정부 첫 총리로 지명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책이라는 건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보다도 너무 빠르다든지 너무 늦다든지 이런 데서 문제들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자는 "급격하게 올린 소득을 감당할 수 없는 기업들은 결국 고용을 결국 줄일 수밖에 없다"며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은 최저임금만 이렇게 급격히 올리는 것이 아니고 사회안전망 등을 더 확충하고 민간의 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카드비 등 경비를 줄인다든지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있는 정책인데, 최저임금을 올리는 과정이 2~3년 사이 급속도로 되다 보니까 부작용들이 많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책에 관해선 "공급을 늘리는 건 분명히 필요한데 단기적으로 또 공급을 늘린다, 재건축을 빠르게 한다 이러면 그것 자체로 또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며 "전체 부동산정책 중에서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그 방법론을 상당히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등에 대해선 "주택을 사기 위해서 빚을 내는 사람들이 자기의 소득 능력을 벗어나 상환 능력이 없으면 너무 빚을 많이 안 내도록 정부가 자제를 시켜야 된다"면서 "전체 금융시스템이 영향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완화는 조심스럽게 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 윤석열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가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인수위를 나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공약한 '탈원전 폐기'에 대해선 "윤 당선인께서 여러 차례 말씀을 하셨으니까 저도 그런 의견에 대충 동의한다"면서 "우리가 2050년에 탄소중립이라는 그 거대한 목표를 달성을 해야 되는데,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고 화석연료를 줄여야 하는 건 분명한 방향이지만 원전을 잘 활용할 생각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만약 원전의 안전도가 문제라면 더 안전한 원전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며 "안전을 규제하는 원자력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한다면 더 독립적인 위원회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원팀' 구성에 대해선 "검증의 절차도 있고 이런 게 다 되어야 최종적으로 결정이 되는 건데 윤석열 당선인 말씀대로 너무 늦지 않게 할 테니 조금 지켜봐 달라"며 "윤 당선인이 추진하는 정부조직 개편은 인수위에서 진행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만날 계획도 있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책임총리제'를 구현하는 방안에 관한 질문엔 "총리와 장관을 포함해 그분들이 제대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권한과 책임을 같이 줘야 된다"며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는 건 진정한 의미의 책임총리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전날 윤 당선인과 3시간 동안 조각에 대해 논의한 것에 관해선 "대부분의 부처에 대해 장관 후보들에 관한 리뷰를 했다"며 "누가 장관을 할 건지 정해져 있다는 게 아니라 일단 그런 후보들을 가지고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들에 대한 의견 교환이 좀 있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한 후보자의 총리 지명발표엔 윤 당선인이 직접 참석했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를 가리켜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며 "민관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조정하며 국정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