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3월 번호이동 시장 성장세가 주춤했다. 플래그십 모델 신제품이 나오는 계절적 성수기에 해당하지만,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 효과가 무색하게 전달 번호이동 수치와 대동소이한 결과를 내놨다. 자급제폰과 알뜰폰(MVNO) 조합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이동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3월 번호이동 건수는 37만9092건으로, 전월 대비 0.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2월 번호이동 건수가 37만8817건으로 전월 대비 13.36% 줄어들었는데, 2월 규모를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이로써 1분기 번호이동 건수는 119만5185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1분기 126만7532건 대비 5.7% 감소한 수치다.
번호이동 시장이 신제품 효과 없이 축소된 것은 이통3사와 삼성전자가 마케팅비를 줄여 공시지원금을 풀지 않은 이유가 크다. 지난 2월22일 갤럭시S22 시리즈가 사전 예약자 대상으로 개통 시작됐지만, 당시 지원금은 최대 25만원에 그쳤다. 전작 대비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수요 진작을 위해 지난달 21일 이통3사가 울트라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기존 대비 3배 가까이 올렸지만 고가 제품에만 적용된 탓에 번호이동 시장 활기를 불러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애플의 중저가폰 아이폰SE3도 지난달 25일 출시됐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신제품 효과와 관계 없이 번호이동 시장 자체가 축소하고 있는 시그널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 인근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
이는 자급제폰 시장 성장과도 연결고리가 깊다. 최신 단말이 5G 전용으로만 출시됨에 따라 자급제 단말기를 별도로 구입해 LTE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거나, 공시지원금 축소로 혜택이 줄어듦에 따라 카드할인 등을 활용해 자급제폰을 구입한 후 알뜰폰 등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국내 자급제 단말기 이용률은 18.93%다. 업계에서는 이 수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휴대전화 소비자 35%는 자급제 단말을 구매했다. 25%를 기록한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업체별 번호이동 건수를 살펴봐도 이통3사는 모두 번호이동 가입자가 순감한 반면, 알뜰폰은 번호이동 수치가 늘어나고 있다. 3월
SK텔레콤(017670)은 3만5302명,
KT(030200)는 2만6940명,
LG유플러스(032640)는 2만179명 번호이동 수치가 순감했다. 1, 2월에 이어 3월까지 1분기 내내 감소세가 계속됐다. 반면 알뜰폰은 1월 6만1228명, 2월 7만4841명, 3월 8만2421명 등으로 순증폭을 키웠다. 이통3사의 번호이동 건수를 흡수한 셈이다.
번호이동 시장의 축소 시그널이 강화되고 있지만, 4월에는 KT와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번호이동 건수가 반짝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KT와 LG유플러스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갤럭시S22와 갤럭시S22+의 공시지원금을 대폭 올린 까닭이다. KT는 8만∼9만원대 슈퍼플랜 베이직 초이스 요금제 사용 고객이 갤럭시S22를 구매할 경우 기존 15만원에서 45만원으로, LG유플러스는 월 8만5000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에 갤럭시S22의 경우 기존 15만1000원에서 45만원으로 올렸다. 갤럭시S+도 비슷한 폭으로 올랐다.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기본 모델 지원금이 올라가면서 번호이동 확대를 기대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게 신제품 효과로 출시 당월과 다음달은 번호이동 수치가 늘어났지만, 갤럭시S22에서는 이 효과가 부진했다"면서 "기본모델을 중심으로 지원금이 올라 소폭 번호이동 건수가 늘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