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막걸리를 고르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술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 완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주류업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주류 판매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 과당경쟁을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류업계는 홈술, 혼술 등으로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주류 통신 판매 규제 완화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행 주세법에 따라 주류는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지만 지난 2017년 7월부터 국민 편의 및 전통주 진흥차원에서 전통주에 한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사업에 타격을 입은 수제맥주 업계는 주류 온라인 판매에 긍정적이다. 당장은 편의점 판매 채널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제맥주 제조면허 수는 163개에 달하는 반면 편의점 입점 업체는 10여곳뿐이다. 편의점 입점을 위해서는 초도물량 20만캔의 생산 규모를 갖춰야 하는데 대부분이 영세업체라 이마저도 쉽지 않다.
수제맥주 업계는 온라인 판매를 확대해야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흥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주류시장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며 "우선 영세 업체를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 주면 주류시장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수제맥주 판매대.(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주류 소매업과 골목상권 위축, 청소년 보호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주류업계 일각에서도 통신 판매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전체 주류를 대상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전통주도 통신 판매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주종도 규제를 풀면 전통주 시장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당초 전통주 진흥을 위한 법 개정의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주류시장 출고액은 8조8000억원인데 이 가운데 전통주 비중은 0.71%에 불과하다. 전년과 비교해 출고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온라인 판매 허용에도 전통주 시장 저변확대가 더디다.
주류 온라인 판매 허용보다 전통주에 대한 인식 변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주세법에 따르면 전통주는 정부가 지정한 장인 또는 식품 명인이 만든 술이나, 해당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만든 술을 가리킨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기법으로 제조했음에도 전통주로 분류되지 않는 막걸리도 있다.
막걸리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여부에 앞서 문화적 측면을 고려한 전통주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며 "전통주로서 막걸리 산업 자체가 확대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