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사진=최유라 기자)
[뉴스토마토 최유라·동지훈 기자] 중국이 수입품에 대한 코로나19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식품이나 의류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어 유입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의 강력한 검역조치로 장기적으로 대중국 수출 차질이 우려된다.
6일 중국 매체 베이칭왕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중국은 오미크론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자 수입 물품에 대한 통관을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해외로부터 우편물·냉동식품 등을 통해 자국에 유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통관 업무를 총괄하는 기구인 해관총서는 3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수입한 수산물과 포장지를 대상으로 한 샘플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같은날 해관총서는 에콰도르 5개사와 파키스탄 업체를 통해 들여온 수산물도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며 긴급 방역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8주동안 이들 업체의 수입 신고를 받지 않기로 했다. 업체 입장에서는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혀버린 셈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와 지린성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현지 방역 당국은 한국산 수입 의류를 코로나 감염원으로 지목했다.
베이징시 질병예방제어센터는 3일 16시부터 4일 16시까지 베이징에서 보고된 확진자 10명 중 8명이 차오양구 왕징소호의 한국 의류 판매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거나 그 동거인이라고 발표했다. 또 중국 매체는 다롄시에서도 한국산 의류 판매점 직원이 감염됐고 의류, 포장지에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포장제품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한국산 의류가 중국에 수입되는 데 통상 2주 정도가 소요되는데 유리, 플라스틱 등의 표면에서는 3일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 99%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도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무나 철처럼 딱딱한 표면에서는 오래 생존하지만 옷 겉면에서는 보통 이틀 정도만 살아있다"며 "옷 겉면에 묻은 바이러스로 감염됐다고 보기에는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PCR 검사를 하면 옷에서도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는데 죽은 바이러스거나 전염력을 잃은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를 잡기 위한 중국의 검역강화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대중국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1~2월 누계 대중국 의류 수출 중량은 2971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올 들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공장이 없는 업체들은 의류를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검역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인이 수입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뀔 경우 의류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유라·동지훈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