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차원에서 SM엔터테인먼트의 K팝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3월 23~2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를 방문, 하이파 빈트 모하메드 알 사우드(Haifa bint Mohammed Al-Saud) 사우디아라비아 공주이자 관광부 차관, 파이잘 알 이브라힘(Faisal F. Alibrahim) 기획재정부 장관, 하메드 빈 모함마드 파예즈(Hamad bin Mohammed Fayez) 문화부 차관 등 정부 부처의 장차관 및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경제다각화와 현대화, 국제화를 달성하기 위한 사우디 정부 프로젝트 ‘비전 2030’ 일환으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는 2017년 첫 라이브 음악 공연을 시작으로 리야드, 제다, 알울라 등 각 도시에서 콘서트와 국제적 수준의 축제를 열어오고 있다. 문화적으로 개방 사회로 분위기를 변화를 꾀하는 만큼, K팝의 성공 비결에 정부 차원의 관심이 높아, 이번 회담이 성사됐다.
파이잘 알 이브라힘 기획재정부 장관은 SM의‘컬처 퍼스트, 이코노미 넥스트(Culture First, Economy Next)’ 개념을 언급하며 “이번 만남을 통해 SM이 K-pop을 세계적인 성공으로 이끈 과정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들의 통찰력이 대단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음악을 넘어 전 세계를 연결하는 K-pop의 힘을 알 수 있던 계기였다”고 전했다.
메타버스 시장, 미래 엔터테인먼트 세상에 대한 비전과 에너지를 전수받고,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사우디 현지 신도시에 AI, 메타버스, 드론 등 3가지 기술로 ‘기가 프로젝트’로 만들자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제안을 현실화하는데 필요한 정책과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추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하이파 빈트 모하메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공주와도 만났다. 알 사우드 공주는 “우린 인구의 70%가 30살 미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이들이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는 음악 에코시스템을 만들어주시길 원한다”고 SM 측에 요청했다.
이에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 발전이 시작되고, 또 시작을 함께하고 싶다는 요청이 기쁘다. 프로듀싱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 도시 건설을 만들어가는 방향을 함께 정립하고 싶다”고 전했다.
하메드 빈 모함마드 파예즈 문화부 차관도 이번 만남에서 “한국은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의 글로벌 벤치마크 국가”라며 “‘비전 2030’의 목표에 맞춰 헤리티지, 음악, 영화, 퍼블리싱 등 산업 전반에 대한 새로운 생태계를 설립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수 캐스팅, 신도시 메타버스 개발, 연내 SM 공연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이 오갈 수 있을 것이라 SM은 전망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도시 건설 사업 ‘키디야 프로젝트’의 아시아 유일 어드바이저로 추대된 바 있다. SM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K팝 중동 지역 진출과 아랍 문화와의 교류를 더 활발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파이잘 알 이브라힘 사우디아라비아 기획재정부 장관 이미지. 사진=SM엔터테인먼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