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가 지난해 국내시장에서만 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2020년 대비 52%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9월 개봉한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D.P(디피), 지옥 등 오리지널콘텐츠 성공으로 구독자 수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같은 기간 법인세는 9억원 느는데 그쳤다. 매출 대부분을 본사로 보내는 탓에 법인세 증가분이 미미한 것이다.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제출한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6317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9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구독료를 중심으로 한 스트리밍 수익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스트리밍 수익은 629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3988억원 대비 2307억원 증가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상영 중인 넷플릭스 광고 모습.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구독료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하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잡아먹고 있지만, 국내에서 사업을 한 법인으로 낸 세금은 30억8850만원에 불과했다. 2020년 21억7725억원 대비 9억1125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매출의 대부분을 본사에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을 낮췄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넷플릭스 한국법인이 본사보다 매출원가를 부풀려 국부를 유출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영식 의원실에 따르면 넷플릭스 본사의 매출원가 비율이 매년 감소해 최근 58.4%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한국에서는 매출원가 비율은 2019년 70.5%에서 2020년 81.1%로 올랐다. 김 의원은 "넷플릭스가 한국 매출원가 비중을 본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하면 약 830억원의 국부유출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사보고서에서도 매출원가 비율은 84.4%로 높아졌다. 특히 매출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 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3204억원이었던 금액이 지난해에는 5166억원으로 늘어났다. 2020년에는 국내 매출액 중 77.1%를 본사 수수료로 지급했지만, 지난해에는 81.7%를 수수료로 지급했다.
국내 시장에서 늘어난 영향력만큼 부과된 의무를 회피하는 일이 지속되면서 향후 망이용료 부과 이슈에서도 넷플릭스의 책임론이 거론될 전망이다. 특히 스트리밍 수익이 늘어난 만큼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지만, 부담은 이동통신사에 전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 법적 테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망을 이용해 막대한 매출을 올린 만큼 책임 있는 비용 기여가 뒤따라야 하는데, 필요하다면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논리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법 개정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의 협상력 남용을 방지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비용을 회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