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가평 계곡살인 사건'을 단순변사로 내사 종결했던 안미현 전주지검 검사가 "이 사건이야말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무관하지 않다"며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안미현 검사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2019년 사건 당시 의정부지검 검사였던 안 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가평 계곡살인 사건이 "검사로 하여금 경찰이 수사한 내용을 오로지 서류만 보고 판단하게 했을 때, 검사가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만나보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검사에게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이 있어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 검사는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서류에 매몰돼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대로 처리하라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말았다"며 피해자와 유족에 사과를 전했다.
안 검사가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리게 된 것은 검찰이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근거로 예시를 든 가평 계곡살인 사건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검찰의 손에서 종결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 매체는 지난 15일 가평 계곡살인 사건이 경찰이 단독으로 무혐의 처리를 한 것이 아니라 관할 검찰청인 의정부지검의 지휘를 받아 수사했고, 안 검사가 이를 내사 종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가평 계곡살인 사건이 재수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의 보완수사 덕분이 아니라 경찰·보험사·언론·검찰이 상호보완작용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수완박 시행 전에도 가평 계곡살인 사건 같이 검찰의 손에서 진실이 규명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안 검사는 그렇기에 더욱 검수완박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검수완박이 시행되면 이런 사건이 또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 검사는 "다행히 검수완박 전에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본다"며 "검찰이 경찰보다 유능하다는 것이 아니고, 경찰만이 아니라 검찰도 실체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검사는 이어"억울한 피해자분의 죽음을 말도 안 되는 국가수사권 증발 논의에 언급하게 돼 유족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이은해·조현수가 검거되길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지난 2018년 5월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회화관에서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 수사에 관한 기자회견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