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늘 오후 3시 법무부에서 전국 고검장들을 만나보려 한다"며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하에 (법안) 보완의 필요성, 대안 마련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강행하고 있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박 장관이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장관은 이날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에 "조금 전에, 30분 전에(오전 10시 30분쯤) 검찰국장에게 이야기를 했다"며 "수사의 본질, 공정성의 확보 그것이 핵심이다.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장관의 이날 회의 소집은 평검사와 부장검사 회의에서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 등 검찰 개혁 방안에 의지 표명을 하자 이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권 폐지 논의의 핵심이 '검찰 수사의 공정성 확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4일에는 연이은 회의에도 관련 대안을 내놓지 않는 검찰 수뇌부에 "답답하다"는 표현까지 했다.
당내에서도 검수완박 법안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된 데다 부장검사와 평검사들의 개혁 의지에 더해 중재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법무부 대표로서 검찰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박 장관은 지난 20일 있었던 전국 부장검사 대표회의 입장문을 언급하며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측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한다는 표현이 있었다. 제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바로는 처음 듣는 표현이다"며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검찰이 마련한 개혁 방안을 보고 받을 전망이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이날 출근길에 "검찰의 자체 개혁 방안 또는 대안, 국회에 하고 싶은 제안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근수 대검 공판송무부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개혁 방안이) 어느 정도 만들어져서 지금 고검장·지검장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오전 내로 만들어져서 (차후) 총장께서 상세히 알려드릴 기회가 곧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