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테마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대선부터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관련주는 재보궐 선거에 등판설이 흘러나오면서 다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달 10일 열리는 윤석열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도 당선인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주가도 반응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랩(053800)의 주가가 최근 이틀 사이에 급등과 급락을 나타냈다. 전날에는 변동성 완화장치(VI) 발동과 함께 17% 가량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11% 내리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이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정치 행보에 따라 주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듯 널뛰기하는 분위기다.
안철수 관련 테마주인 안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안랩은 안철수 위원장이 차기 정부의 국무총리 후보에 유력하다는 소식에 지난 3월24일 고점(21만85000원)을 새로 썼다. 하지만 안철수 위원장이 국무총리 자리를 고사하면서 주가는 50% 넘게 하락, 현재는 1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안철수 위원장의 새로운 정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주식시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경기 성남 분당갑 재·보궐선거에 등판설이다. 이 지역구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있던 곳인데, 김 의원이 6월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최종 확정되서 지역구인 분당갑은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곳은 지역 특성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초접전이 예상되는 곳으로 거물급 정치인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궐선거에 안철수 위원장이 거론되는 이유다. 또한, 안철수의 친정인 안랩이 분당갑에 속한 판교동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안 위원장의 의중이 오리무중이란 점에서 주가 역시 뚜렷한 상승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는 보인다. 이날 안철수 위원장은 서울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남 분당갑 출마설에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앞으로 코로나19(COVID-19) 대책 발표가 예정돼 있고 윤석열 정부 복지 정책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답했다. 즉답은 피했지만 확정적인 거절 의사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에 대한 확신이 없자 시장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의 정치적 행보에 돌아서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 아낌없는 투자로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쏠리고 있다. 그 중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고 있다.
윤 당선인은 전날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적어도 '돈이 없어서 개발 못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발언하면서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윤 당선인과 동행한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미리 방역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국민 생명과 안전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를 보호해 세계 경제 5대 강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지난 22일 저점(12만7000원)을 찍고 윤 당선인의 방문과 함께 반등에 나서고 있다.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주가는 저점 대비 이미 8% 상승했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각종 정치설과 관련한 투자에 대해선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 가운데서도 정치 테마로 움직이는 종목들이 시황 변동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면서 “소재가 소멸될 경우엔 이전보다 더 낮아진 주가로 회귀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