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도시들의 봉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시중은행 해외점포 리스크도 심화하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현지 상황을 면밀히 지켜본다는 계획이지만 봉쇄령이 장기화 할 경우 중국시장 영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지난달 상하이 전체를 전격 봉쇄한 데 이어 베이징에 대한 봉쇄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수도인 상하이가 멈춤 상태에 들어가면서 현지 진출 기업들의 어려움도 배가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중국 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 중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중국에서 지점과 현지법인, 사무소 등의 형태로 총 1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중 10개의 점포가 이미 봉쇄됐거나 봉쇄 가능성이 높은 상하이와 베이징에 몰려 있다. 신한·우리·하나·KB국민은행이 베이징에 현지법인을 세운 가운데 DGB대구은행과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상하이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시장이 국내은행의 해외 점포 중 자산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데 있다. 작년 말 기준 국내은행들의 중국 점포 자산은 총 323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해외 점포 중 17.7%에 달하는 수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직 베이징이 상하이처럼 전면 봉쇄 조치에 돌입하진 않았지만 실제 봉쇄 조치가 이뤄질 경우 국내은행의 중국 점포 영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 점포가 전체 해외 점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국내은행들의 해외 실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일단 국내은행들은 중국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이징에 점포를 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정부에서 특별히 내려온 지시사항은 없다"면서 "봉쇄는 일부 지역만 한 상황인데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중국 현지 점포 중 베이징 점포는 정상영업 중이며 상하이 점포는 대체사업장과 재택근무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이 없도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럼에도 봉쇄 리스크가 장기화 할 경우 전세계적인 고금리 영향에 모처럼 호실적으로 달리고 있는 중국 점포 영업에도 부정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작년 국내은행의 중국 점포 당기순이익은 1억4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44.7%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현지에서 신고된 국내은행의 피해 상황은 접수된 것이 없다"면서 "현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후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의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