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손잡은 싸이 "K팝 자양분 다양성 알리고파"

5년 만에 정규 9집 '싸다구'
서울패밀리·크라잉넛 리메이크까지
"난 가요계 '허리'…미완의 빌보드 1위 후배들에 감사"

입력 : 2022-04-29 오후 4:49:4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아지게 됐지만, 과연 아이돌만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K팝 내 다른 장르, 이런 다양한 자양분이 있다는 것을 소개시켜드리고 싶었습니다."
 
가수 싸이(PSY)가 정규 9집 '싸다구'로 돌아왔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싸이는 "선배와 후배 사이에 있는 가요계 중간의 허리 역할을 하고 싶었다. 기존 EDM 기반 댄스 음악만이 아닌, 리메이크부터 다채로운 장르를 시도해봤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발표되는 신보는 지난 2017년 5월 발매한 정규 8집 'PSY 8th 4X2=8' 이후 5년 만이다. 라틴 계열부터 발라드, EDM, 최근의 트랜디한 힙합 비트와 요즘 랩 플로우까지 다양한 장르들을 흡수한, 기존과 다른 작법들이 눈에 띈다.
 
올해 데뷔 22주년을 맞은 싸이는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가수 중 한 명이다. 지난 2001년 1집 '싸이 프롬 더 싸이코 월드'로 데뷔했다.
 
특히 2012년 세계적으로 흥행한 '강남스타일'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에 앞서 빌보드 차트에 균열을 내고, K팝을 세계에 확산시킨 주역이다.
 
당시 K팝 가수 최초 7주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HOT 100' 2위 기록을 세웠다. 후속곡인 '젠틀맨' 5위, '행오버' 26위, '대디' 97위 등 총 4곡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올렸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싸이 9집 '싸다구' 기자간담회. 사진=피네이션
 
올해는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싸이 대표곡 '강남스타일' 발매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제 방 한구석에 진열된 가장 큰 트로피 같은 것"이라며 "후배님들의 빌보드 진입에 대해 미세한 역할이 있었다면, 빌보드 집계 순위에 유튜브가 포함되게 했다는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That That'에는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참여한 것이 눈길을 끈다. 슈가는 싸이와 공동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라틴계열 리듬이 주가 돼 EDM 중심이던 싸이의 기존 타이틀곡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두 사람의 협업은 지난해 가을 슈가가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싸이는 "반주를 듣자마자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찾던 내게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적으로 곡을 쓰는 슈가와 협업하면서 나도 저렇게 '거침없이 음악하던 때가 있었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빌보드 성적과 관련해서는 "가수가 뜨는 경우가 곡이 뜨는 경우보다 생명력이 길다고 생각한다. 나는 후자였다"며 "그간 '강남스타일' 지진의 여진은 있었지만 이제는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한다"고도 털어놨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싸이 9집 기자간담회. 사진=피네이션
 
최근 BTS를 비롯한 K팝 가수들의 흥행과 관련해서는 "제가 못 이룬 미완의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이뤄줘 감사하고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국위 선양 위해 음악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이 앞으로도 많은 감격의 순간들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다"고도 했다. 
 
타이틀 곡 외 이번 앨범에는 다양한 장르 가요계 선후배들이 뭉쳤다. '9INTRO', 'Celeb', '감동이야 (Feat. 성시경)', '밤이 깊었네 (Feat. 헤이즈)', 'GANJI (Feat. 제시)', '이제는 (Feat. 화사)', 'Happier (Feat. 크러쉬)', '나의 월요일', 'Everyday', 'forEVER (Feat. 타블로)', '내일의 나에게' 등 총 12곡이 수록된다.
 
특히 1987년 서울패밀리의 곡 '이제는'을 화사와 새롭게 재해석한 리메이크한 버전은 K팝의 다양성을 해외에 알릴 수 있을 만한 곡으로 눈길을 끈다. 이 곡은 마이클 잭슨의 형 저메인 잭슨과 피아 자도라의 1984년 곡 'When the Rain Begins to Fall'이 원곡이다. EDM 라인의 후렴구가 세대를 아우를 만큼 귀에 쏙쏙 박힌다.
 
헤이즈와 협업한 크라잉넛 '밤이 깊었네'의 리메이커 버전도 선후배를 엮는 싸이의 역할을 보여주는 이번 앨범 수록곡이다.
 
싸이는 "리메이크를 내고 많이 부르는 이유는 제 공연장 관객들이 20대가 가장 많기 때문"이라며 "제 유년기를 책임졌던 히트곡임에도 지금 20대들이 모르는 노래가 많아서, 한번 들어봐달라는 취지로 불러 드릴 때가 많다. K팝은 아이돌 음악으로 대표 되지만 이런 다양한 자양분이 있는 장르라는 것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1500만 구독자를 보유한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는 향후 K팝에 관한 다채로운 콘텐츠도 올릴 예정이다.
 
"5년에 한번 뮤직비디오만 올리고 있는 채널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특정 다수 K팝 소비하는 분들에게 K팝의 다양성을 알릴 만한 유통 채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기획 단계에 있습니다. 코리안 팝(K팝)은 이렇게 다양한 뮤지션들과 음악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싸이는 이날 오후 9시 네이버 NOW. '#OUTNOW'에서 단독 컴백쇼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나선다. 올해 여름과 겨울 단독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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