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현대중공업(329180) 노사 간 임금교섭이 2일 재개됐다. 하지만 3사 1노조 교섭을 둘러싼 대립과 사측의 노조 고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임급교섭을 시작했다. 지난 3월22일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지 42일 만이다.
앞서 노동조합이 지난달 27일 전면 파업을 시작하고, 사측이 다음 날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교섭은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였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3사 1노조 교섭 요구에 대해 “이미 5년간 운영한 제도였는데, 하루아침에 바꾸라는 것은 노조 활동에 개입하는 부당노동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기업 단위를 뛰어넘어 현대중공업지부로 뭉쳐있을 때 더 큰 힘을 낸다”며 “(사측이 요구한) 분리 총회는 단결력 훼손과 자주성이 근간인 노동조합 운영에 개입해 단체교섭을 발목 잡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저변에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7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파업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사측은 연이은 수주 실적에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해 서둘러 교섭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이날까지 선박 총 24척, 37억3000만달러(약 4조6500억원)를 수주해 올해 수주 목표 83억4000만달러(약 10조4120억원)의 44.7%를 달성했다.
사측은 교섭 조건과 상관없이 임금협상을 재개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날 교섭으로 잠정 합의안이 마련된다고 해도 부결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앞서 노사는 지난 3월13일 기본급 7만3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격려금 250만원 지급 등을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같은 달 22일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 31.16%에 반대 68.52%로 부결됐다.
노조는 이후 출근 투쟁과 점심 집회를 이어오다 지난달 27일 전면파업을 시작했다.
조선노연은 안정적인 생활 임금과 조선소 안전, 일부 하청 노동자 직접 고용, 경영진 사과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임금협상이 첫 번째 요구 사항과 관련이 깊지만, 합의 후 나머지 요구 사항을 둘러싼 갈등이 남게 된다.
또 2022년도 임금 협상은 시작조차 못 한 상황이다. 그간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협상을 연도별로 나눠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