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 카카오가 올해 1분기 다소 주춤한 성장세를 보였다. 양사 모두 계절적 비수기와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당초 시장에서 전망했던 것보다 낮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웹툰 등 콘텐츠 부문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양사는 성장세를 보이는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외형 확장을 꾀한다는 포부다.
네이버(
NAVER(035420))의 올해 1분기 성적은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1%, 4.5% 증가했다.
네이버 실적은 지난해 1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선 수익성이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는 성장세를 보이는 커머스,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 글로벌화로 현 상황을 돌파할 계획이다.
커머스 사업 부문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8.3% 성장한 41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브랜드스토어, 쇼핑라이브, 장보기, 선물하기와 같은 신규 서비스 거래액이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이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78% 상승하는 등 전체 거래액이 20% 가까이 급증했다.
1분기부터 콘텐츠 사업에서 커머스 사업으로 편입된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크림’과 뷰티 브랜드 ‘어뮤즈’도 합산 거래액만 3714억원에 달하며 힘을 더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지난달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은 검색으로 유입돼 쇼핑, 페이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나온다”며 “이용자와 사업자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일본 야후와 쇼핑검색을 공동개발 중인데, 이를 올해 중으로 야후 검색을 통해 현지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쇼핑 검색 광고가 야후 검색에 접목돼 수익화로 연결되게 한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일본 커머스 시장은 규모가 한국 시장보다 3배 더 크지만 발전이 늦은 편이다”라며 “지금처럼 물류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한국에서 성공한 방정식을 대입, 이용자 및 중소상공인(SME) 확보에 집중하고 이들의 이탈을 막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등을 포함하는 콘텐츠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65.9% 성장한 217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웹툰의 경우 매출이 전년대비 79.5% 급증한 1639억원에 달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웹툰은 현재 18억명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일본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에서 글로벌 웹툰 비즈니스모델(BM)을 확대하며 적극적인 수익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네이버는 미국 웹툰 서비스 계열사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3975억원(지분비율 67.39%)을 출자하기도 했다. 미국을 축으로 글로벌 웹툰 사업을 확대하려는 행보의 일환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카카오(035720)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 영업이익 1586억원을 기록했다. 대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인건비 증가 등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지만 웹툰을 포함한 콘텐츠 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는 올해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을 키운다는 목표 아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는 중이다.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7657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 스토리 매출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2405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갱신했다. 국내, 북미에서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 ‘사내맞선’을 필두로 한 플랫폼 거래액 상승과 더불어 일본 픽코마의 신규 라인업을 확대한 덕분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픽코마의 일본 성공에 힘입어 프랑스 등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앱 기반 대비 2배 이상 큰 규모의 웹 기반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프랑스에서는 2분기부터 콘텐츠 수급 확대를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멀티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간 시너지를 높여 오는 2024년 북미시장 1위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더 나아가 콘텐츠 사업의 적극적인 글로벌 확장으로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특히 카카오는 주력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새롭게 개편해 서비스 영역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인, 대화 위주의 카카오톡을 비 지인, 관심사 위주의 오픈채팅으로 재정의하고 글로벌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도 생애주기 맞춤으로 확장하는 한편 오픈채팅을 키워서 관심사 기반의 서비스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4일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이용자들은 매우 뚜렷한 목적을 갖고 하루에 수십번 넘게 카카오톡에 들어오고 있지만, 이는 카카오톡의 큰 장점인 동시에 우리가 가진 한계"라며 "이용자들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톡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카카오톡은 현재의 실시간성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 비목적성 인터랙션(상호작용)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 지인 기반의 오픈 채팅의 경우 아이돌 팬덤 등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은 국내 이용자 5000만명을 넘어 전세계 스마트폰 인구 50억명으로 대상으로 서비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CI.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