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코로나의 교훈’ 서울시, 공공의료 투자 확대

공공의료 확충, 2026년까지 6120억 투자 발표
서울형 공공병원, 공공재활병원 등 신규 건립
전문가 “민간위탁 아닌 제2서울의료원 바람직”

입력 : 2022-05-06 오후 2:03:4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동남권에 유사시 위기대응 전담병원 기능을 하는 서울형 공공병원을 건립하는 등 지난 2년여간의 교훈을 바탕으로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2026년까지 6120억원을 투자해 위기 대응 능력과 취약계층 보호를 강화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 확충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2곳의 시립병원을 갖고 있지만, 의료수요가 워낙 많아 인구 1000명당 공공병상 비율은 0.86%으로 전국 1.24%에 못 미친다.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이 10.3%에 그칠 정도로 민간병상(89.7%)에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코로나19를 겪으며 공공의료가 최전선에 나서며 코로나19 치료·입원 환자의 62%를 시립병원에서 도맡았고, 전담입원병상의 46%를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시립병원들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기존에 시립병원에 의존하던 노인·노숙인·장애인·투석환자 등 취약계층이 의료공백 피해를 입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형 공공병원(가칭)을 600병상 규모로 서초구 원지동에 건립합니다. 유일하게 공공종합병원이 없는 동남권에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위기 상황에는 전국 최초로 위기대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도록 설계한다. 
 
환자 폭증으로 인한 병상부족 상황에 대비해 지하주차장 등 유휴공간에 임시병상을 100병상 이상 설치할 수 있도록 산소, 전기, 급수 등 보급시설을 설계에 반영한다. 감염병 전문센터도 별도로 갖추며, 만성질환·중증치료 등 필수 진료과 중심의 진료체계를 갖춘다.
 
낮은 의료 접근성과 높은 비용 부담으로 ‘재활 난민’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운 재활환자들을 위해 은평구 진관동에 재활 전문 치료기관인 공공재활병원을 건립한다. 서울 성동구에 운영 중인 장애인치과병원도 높은 호응도에 힘입어 강서구에 1곳을 늘린다. 보라매병원엔 국내 최초 호흡기 전문 치료센터인 안심호흡기전문센터를 만든다.
 
서남병원은 증축·리모델링을 거쳐 41병상을 늘려 분만·재활 등 필수 의료서비스를 강화하고 24시간 간호간병통합병동을 운영한다. 은평병원은 현대화를 거쳐 정신질환자를 위한 최적의 외래중심 병원으로 전환한다. 산재해 있는 정신건강 관련 기관을 이전·통합해 서울형 통합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한다. 서북병원은 치매, 북부병원은 전문 재활·요양, 동부병원은 알코올 해독센터와 투석환자 관리 등 기능 특화로 취약계층 맞춤형 집중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이날 재난 대응과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춘 서울시의 공공의료 확충계획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강남·서초를 배후에 둔 서울형 공공병원의 운영방안을 두고서는 보라매공원 같은 민간위탁 운영보다 제2서울의료원 설립 등을 통해 보다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대학병원이 민간위탁을 하면 정책 의료와는 괴리감이 생긴다. 보라매병원도 비급여 진료와 취약계층 진료비율에서 다른 시립병원하고 차이를 보인다”며 “재난이나 취약계층으로 방향을 잘 잡았으며 보다 정책 의료를 강화하려면 제2의 서울의료원 형태로 직영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년 간 위기 상황을 극복하면서 공공의료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며 “새롭게 신설되는 병원 운영과 관련해서 우수한 의료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보라매병원과 같은 민간위탁이나 서울의료원과 같은 특수법인 설립, 직영과 같은 병원 운영 형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장 좋은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공공의료 확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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