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농심의 짜파게티가 국내 짜장라면 시장에서 독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식품업체가 잇따라 짜장라면 신제품을 내놓으며 농심에 도전장을 던졌다. 농심은 매콤한 신볶게티를 내놓으며 경쟁업체 도전에 맞섰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장인라면을 출시하며 라면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하림(136480)은 최근 더미식 유니짜장면을 내놨다. 장인라면과 동일하게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는 한편 가정간편식(HMR) 형태로 차별화했다. 유니는 고기를 잘게 다졌다는 뜻이다.
이에 하림은 국내산 돼지고기, 양파, 감자를 잘게 갈아 넣고 볶아냈으며 검정 춘장이 아닌 황갈색 전통 춘장을 볶아 풍미를 살렸다. 식감을 살리기 위해 닭육수·야채육수를 밀가루와 섞어 반죽해 튀겨낸 중화풍 튀김면(요자이멘)을 적용했다.
진짜장으로 짜장라면 시장을 공략해왔던
오뚜기(007310)는 최근 짜슐랭을 선보였다. 진짜장과 진진짜라 등이 짜장라면 시장에서 짜파게티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했던 만큼 짜슐랭은 오뚜기의 야심작, 심기일전작으로 꼽힌다. 오뚜기는 짜슐랭의 조리법을 새롭게 개발했다.
물을 버리지 않고 국물을 자작하게 조리하는 이른바 복작복작 조리법을 통해 기존 제품들과 차별을 뒀다. 조리과정에서 물을 반드시 버려야하는 농심의 짜파게티의 약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재료의 모든 맛을 그대로 농축할 수 있어 짜장의 진한 맛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오뚜기의 설명이다. 오뚜기는 복작복작 조리법을 향후 진짜장, 진진짜라, 크림진짬뽕 등 다양한 봉지면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짜장라면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비빔면 시장의 강자인 팔도도 짜장라면 시장에 눈독들이고 ‘틈새라면 매운짜장’을 출시했다. 실제 짜장면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중식당 차이797과 손을 잡았다. 틈새라면 매운짜장 역시 유니짜장 스타일로 다짐 돈육을 넣었고 면발 두께도 기존 팔도 제품 대비 25% 가량 늘렸다. 또 짜장라면 시장에서 경쟁 업체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베트남 하늘초를 사용해 매운맛을 담았다.
한편
풀무원(017810)도 지난해 9월 로스팅 짜장면을 출시하며 짜장라면 시장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풀무원에 따르면 로스팅 짜장면은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이처럼 주요 식품업체가 짜장라면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라면시장 경쟁 전선이 빨간 국물라면, 비빔라면에 이어 짜장라면으로 확대됐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짜장라면 시장 규모는 2018년 2000억원에서 2020년 3000억원으로 2년 새 50% 성장했다.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건 농심의 짜파게티다. 농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짜파게티의 연매출은 2000억원 수준이다. 하나의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70%를 쥐고 있는 만큼 경쟁 업체의 도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농심(004370)은 매운 짜장라면 ‘신볶게티’로 경쟁업체의 도전에 맞섰다. 신볶게티는 신라면볶음면에 짜파게티를 섞어 먹는 소비자 레시피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으로 대표적인 모디슈머 메뉴다. 모디슈머는 스스로 재료를 조합해 레시피를 만들어 먹는 소비자를 말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맛과 조리법을 앞세운 짜장라면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짜슐랭은 점차 고급화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짜장라면의 맛을 한층 높인 것과 동시에 복작복작 조리법을 적용해 차별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