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낸드플래시 가격이 5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 하반기부터 낸드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웨이퍼 가격은 5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2분기에는 낸드플래시 공급이 점차 수요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낸드플래시 웨이퍼 가격 하락 폭이 5~10%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분기에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예상보다 견조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가 공동 운영하는 낸드플래시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요카이치·키타카미 생산시설 2곳에서 원재료 오염이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는 올 1분기 키옥시아 낸드 생산량의 13%, 전세계 총공급량의 4.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 폐쇄로 공급이 줄면서 낸드 가격이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낸드 가격이 약 5.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상승하는 기간도 발생했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다만 최근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물가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락다운 여파로 하반기 소비 수요 마저도 보수적인 추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 낸드플래시 시장은 공급 과잉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3분기에는 다양한 제품의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거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하드디스크(HDD)로 대변되던 저장장치는 최근 SSD로 대체되는 추세에 있다. SDD는 낸드플래시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메모리 시장의 양대 축인 D램과 낸드 플래시 모두 글로벌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은 낸드 시장 가격 하락 압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격 변동이 실적에 직결될 수 밖에 없어서다.
이미혜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가격이 떨어지면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하반기 수요 둔화 우려가 계속 커지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이슈와 전쟁 장기화로 유럽 쪽 수요가 하반기 수요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3분기가 성수기로 꼽혀왔지만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으로 하반기는 낸드 시장 호황기로 꼽혀왔다. 올해도 애플의 신형 맥북과 인텔 서버용 CPU '파이어레피즈' 출시로 인한 교체 물량이 대표적 낸드 수요처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33.1%로 세계 1위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합산 점유율은 19.5%로 2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낸드 사업 성장을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자회사 '솔리다임'을 출범한 바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