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발 밀 수출 '악화일로'…아프리카·중동 식량난 가중시킨다

우크라 사태 장기화에 밀, 옥수수 등 가격 변동성 확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세계 밀 시장 점유율 21.5%
곡물 수입 의존도 높은 아프리카, 중동 밀 가격 상승 전망
식량 안보 위기 극복 위한 국제사회 지원 필요

입력 : 2022-05-18 오후 4:43:53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밀, 옥수수 등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와 중동 일대 개발도상국들의 식량 수급 불안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국에 대한 식량과 비료 지원, 곡물 비축 등 개발 협력 강화와 함께 식량 안보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 차원의 협력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8일 발간한 '세계경제 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 곡물시장 가격 변동성이 심화돼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국가들의 식량 수급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21.5%에 달한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세계 옥수수 공급의 약 13%, 해바라기씨유 공급의 약 43%를 점유하고 있어 이에 따른 세계 곡물시장 가격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이집트,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밀과 옥수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이집트의 러시아·우크라이나산 밀 수입 의존도는 40%에 육박한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식량 가격은 곡물과 유지류를 중심으로 급등하는 추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품가격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특히 곡물과 유지류를 중심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을 포함한 곡물, 채유, 설탕, 비료 등에 대해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했고, 레바논 등 중동, 이집트,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가나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도 연이어 작물 및 비료 수출 금지에 나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 금지 조치 시행으로 인해 북동부 아프리카는 남아시아, 중앙아시아와 함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집트,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식품 가격 급등에 따른 사회적 불안정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KIEP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들의 밀 수급이 불안정해져 각국의 국내 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 감소, 운송비 상승, 러시아의 밀 수출 금지가 지속되면 이집트,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르완다, 탄자니아, 케냐, 남아공, 말라위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도 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도 이집트는 걸프협력기구(GCC) 국가 및 유럽연합(EU)으로부터 금융 지원을 받기로 했지만, 그렇지 못한 튀니지, 에티오피아, 수단, 가나, 나이지리아 등은 곡물가격 상승에 따라 정치적 불안정까지 가중될 위험까지 제기된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중국, 인도 등에서 작황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규제에 따른 밀 농가 연쇄 도산과 러시아 비료 수출규제에 따른 농지 면적 감소가 세계 농산물 생산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KIEP 관계자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공급망이 축소될 경우,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밀, 옥수수 등 곡물 수입 규모가 급감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취약국에 대한 식량 및 비료 지원, 곡물 비축 등을 위한 개발협력 강화 노력과 함께 식량안보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8일 발간한 '세계경제 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 곡물시장 가격 변동성이 심화돼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국가들의 식량 수급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모습. (사진=AP·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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