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슈퍼컴 도입…과학 방역 시동 건다

정보·근거 기반의 전문가 중심 방역 지향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기구 신설…중대본과 연계
100만명 규모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도 추진

입력 : 2022-05-26 오후 6:28:23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정부가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고 전문가 중심의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기구를 만드는 등 '과학 방역'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질병청 긴급상황센터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과학적 방역 체계 구축 방향을 보고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과학 방역 정책의 주요 원칙과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활용 가능한 최대한의 정보와 근거에 기반한 방역 정책', '전문가 중심의 집단 지성을 활용한 방역 정책 수립', '인구 집단의 특성과 행동 양식,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 등이다.
 
기존의 방역 정책은 분산·분절된 데이터 활용으로 정책 근거 생산에 한계가 있었고, 전문가의 의견 반영이 제대로 될 수 없는 구조였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인구 집단 특성 반영도 불충분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질병청은 데이터 생산·분석 역량 고도화를 추진한다. 코로나19 후유증 조사나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업 등 기존에 해오던 정책을 강화하는 식이다.
 
특히 질병청 내에 슈퍼컴퓨터를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슈퍼컴퓨터를 구입해 최적화한 뒤 내년 초 질병관리청으로 옮길 계획이다.
 
감염병 예측 모형 전문 인력도 확보해 수집된 정보에 대한 분석 역량을 강화한다. 또 전문가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의사결정 구조와 절차를 개선한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처럼 별도의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기구를 신설하고 자문기구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연계해 전문가 의견이 주요 정책 결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자문기구 위원은 대표성, 공정성 확보를 위해 자격 요건을 미리 설정하고 학회 추천을 받거나 학문 업적이 검증된 사람으로 뽑는다.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전문가 제언 내용과 부처 검토 결과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2012년 개관한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바이오뱅크) 역할도 확대한다. 바이오뱅크는 민간 인체자원은행의 자원 관리 표준화를 위해 선진 인체자원관리시스템을 무료 배포하고 품질관리 숙련도 향상을 위해 인체자원 정도관리 숙련도 시험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고품질 인체자원의 지속 분양을 통해 연구개발을 촉진하며 특히 코로나19 등 긴급 상황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감염병 인체자원 분양을 통해 체외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도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질병청은 인체자원·임상정보·전장유전체 분석정보 등 바이오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고 판단하고 바이오뱅크 역할을 임상정보·전장유전체 분석정보 등 바이오 빅데이터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가도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정밀의료 인프라 구축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뱅크 기반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참여자 동의 기반으로 총2만5000명분의 의료정보와 전장유전체 데이터 등을 확보하고 공유체계 마련을 위한 시범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 등이 협업해 중증난치질환, 암, 만성질환 등 100만명 규모의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26일 질병청 긴급상황센터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과학적 방역 체계 구축 방향을 보고했다. 사진은 질병관리청을 방문한 윤 대통령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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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