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등의 영향으로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기업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재택근무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2.7%가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재택근무는 사무직 기준이며,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재택근무는 제외됐다.
이는 경총이 지난해 3월 진행한 조사 때의 91.5%보다 18.8%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정부의 방역 정책 변화가 기업의 재택근무 여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시행한 적이 있으나, 현재는 하고 있지 않은 기업'이 27.3%로 조사됐으며, 이 중 77.8%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인 지난 4월18일 이후, 나머지 22.2%는 4월18일 이전에 재택근무를 중단했다고 응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재택근무 유지 이유.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이유로는 전면 출근에 따른 충격 완화 등 '단계적 일상 회복 차원'(43.8%)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직원들의 재택근무 선호 반영'(20.8%),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재택근무 장려 지속'(16.7%) 순으로 조사됐다.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기업이 채택하는 방식은 '필요 인원 선별 또는 신청'(33.3%), '교대 순환형'(27.1%), '부서별 자율 운영'(25.0%)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기업 업무 특성에 맞춰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조사 당시에는 '교대 순환형'(58.7%)이 절반을 넘었고, '필요 인원 선별 또는 신청'(29.3%), '필수 인원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 재택근무'(9.3%) 등의 순이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전후 재택근무 비중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재택근무 비율 하향 조정, 재택일수 감축 등을 통해 재택근무를 '축소'(39.6%)했다는 응답과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는 '변화 없음'(37.5%)이란 응답이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재택근무 업무 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정상근무 대비 '90% 이상'이란 평가는 지난해 40.9%에서 올해 29.0%로 감소했지만, '90% 미만'이란 응답은 지난해 59.1%에서 올해 71.0%로 증가했다.
지난 4월18일 오후 전면 재택근무가 종료된 서울 강남구 포스코에서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향후 코로나 위기 상황이 해소된 이후의 재택근무 활용·확산 전망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51.5%, ' ‘코로나19 해소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활용·확산할 것'이란 응답이 48.5%였다.
코로나19 이후 사무 공간 활용 변화에 대해 '변화 없다'는 응답이 62.1% 가장 많았지만, '거점형 오피스 신설'(22.7%), '공유형 오피스 활용'(18.2%) 등의 응답이 나오는 등 사무 공간의 변화도 모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사회의 일상 회복에 맞춰 기업들도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출근의 비중을 높여가는 과도기인 것으로 보인다"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 직원들의 재택근무 선호 등으로 인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로 출근하는 전통적인 근무 체계로 완전히 복귀하지 않는 기업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방식이 다양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근로 시간 유연화, 성과 중심 임금 체계에 부합하는 우리 근로기준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공기업을 제외한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전화와 이메일로 진행됐으며, 응답 기업 수는 66개다. 조사 기간은 정부가 코로나19 유행 감소세, 안정적 의료 체계 여력 등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한 4월18일 이후 약 1개월이 지난 5월17일부터 27일까지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