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중국 경제중심 도시 상하이 봉쇄가 두 달여 만에 해제되면서 중국 리오프닝(경기 재개) 수혜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공급망 차질과 물류난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화장품, 면세점 등 다양한 업종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하이 봉쇄 해제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화장품, 면세점, 자동차 관련주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상하이 봉쇄 해제로 억눌렸던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수혜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리오프닝 국면이 시작된 만큼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종의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생활 소비 회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 정부가 봉쇄 해제와 함께 실시하는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의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화장품 업종은 중국 리오프닝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9% 성장했다. 월별 수출이 성장세로 전환된 것은 지난해 12월 대비 5개월 만이다. 올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1월 -24.8% △2월 -7% △3월 -16.6% △4월 -17.8%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다 5월에는 상하이 봉쇄 완화 영향으로 성장 전환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베이징과 상하이 시민들이 쇼핑몰을 다시 찾고 있다"면서 "이런 소식은 중국 비중이 높은 면세점·화장품 업체에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장품 관련주는 리오프닝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공존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화장품 업종에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 봉쇄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며 "선별적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봉쇄 조치 해제로 하반기부터는 면세업계의 실적도 본격 개선될 전망된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 등 유통산업은 중국 도시 봉쇄, 물류 차질 등 최악의 영업환경에 당면했"며 "더 이상 나빠질 대외 환경이 없는 만큼 중국 양회가 마무리되는 10월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국 관광객들이 본격 입국하기 전까지는 면세점 업황이 정상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국내로 넘어오는 여행객이 많은 상황이 아닌 만큼, 당장의 큰 수요 개선은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이 전기차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관련주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 관련 정책들을 많이 내놓고 있다"며 "전기차 관련주를 중심으로 중국 소비주에 대해서도 관심있게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들에 대해서도 보수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 관련 업종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일부 보수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중국 리오프닝 관련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려면 분할 매수를 통한 단계적 비중확대 또는 투자 시계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위험 관리 관점에서 유효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하이 봉쇄가 해제된 지난 1일 상하이 번화가 난징둥루에서 시민들이 교차로를 건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