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제품명과 기능에 '플렉스'의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스포크와 같이 '플렉스'가 브랜드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일 플렉스 팬트리(flex Pantry), 플렉스 행어 등의 상표를 출원했다. 플렉스 팬트리는 냉장고, 플렉스 행어는 에어드레서와 같은 의류관리기로 상품 지정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렉스는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며 "냉장고의 경우 온도조절 등에 다양한 기능이 적용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플렉스워시' 세탁기와 '플렉스드라이' 건조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2년 양문형 구조를 적용해 조리실 상하단을 요리의 양이나 종류에 따라 선택적으로 나눠쓸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오븐 '플렉스 듀오 오븐'에 해당 명칭을 처음 사용했다. 2017년 출시된 대용량, 소용량이 분리된 '플렉스워시' 세탁기와 '플렉스드라이' 건조기도 출시한 바 있다.
'플렉스워시'와 '플렉스드라이'는 소용량 또는 대용량, 동시 또는 분리 세탁 등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세탁과 건조를 할 수 있는 업계 최초의 '올인원' 토탈 세탁 솔루션이 적용됐다. 미국 IT 전문 매체 씨넷은 삼성전자의 '플렉스워시'와 플렉스드라이'를 '스마트 기능(Smart Features)'과 '뛰어난 성능(Impressive Performance)' 부문에서 '최고의 페어(Best Pair)'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밖에 하나의 공간에 두 개의 독립된 조리 공간을 가지고 있어 다른 종류의 요리를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듀얼 쿡 플렉스 오븐' 등이 있다.
삼성전자가 출원 신청한 플렉스 팬트리, 플렉스 행어 상표. (자료=특허청)
삼성전자의 이같은 브랜드 확대 전략은 '비스포크'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출시하는 냉장고에 '비스포크'란 명칭을 달았다. 당시 '비스포크'는 냉장고 도어 패널을 소비자가 원하는 소재와 컬러로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의 취향과 주거 공간에 어울리는 연출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이후 '비스포크'는 도어 패널 교체의 의미를 넘어 '맞춤형 가전'을 아우르는 명칭으로 브랜드화됐다. 삼성전자는 냉장고를 시작으로 에어컨,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오븐, 인덕션, 청소기, 세탁기, 건조기 등 다른 가전까지 비스포크의 영역을 넓혀간 바 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브랜드화 되는 데는 룰이 있는게 아니다"라며 "고객의 마음속에 강력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과정이 곧 브랜드화"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는 굉장히 단순한 단어가 되기도 하고 시대적인 상황을 반영하기도 하는데 삼성은 상당히 감각적인 워딩을 잘 뽑아낸다"며 "플렉스란 단어는 사실 MZ세대들의 감성과 엣지를 잘 담아낸 단어로 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그게 특정 제품군과 연결되면 브랜드화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체로도 전형적인 브랜드화 과정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