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건설업계가 연초부터 수주 낭보를 이어가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내실 관리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철근과 시멘트 목재 등 건설 자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원재료 수급도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관리 문제 역시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며 비용 측면 하방압력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매출 확대에는 신규 수주를 늘리며 중장기 일감을 확보한 점이 주효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마냥 웃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레미콘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매출원가가 오르며 실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표=뉴스토마토)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경인지역 레미콘사는 지난달부터 레미콘가격을 기존 ㎥당 7만1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13.1% 올리기로 결정했으며, 시멘트의 핵심 원료 유연탄은 올해 1분기 톤당 가격이 평균 250.55달러로 전년대비 3배가량 뛰었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규 수주가 달갑지만은 않은 셈이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일반적인 도급공사에서 자재 관련 직접비용은 대형 건설사 기준으로 전체 원가의 약 24%, 매출 대비 2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외주비 등에 포함된 부분까지 감안하면 원자재 가격에 연계된 비용은 매출의 30~35% 수준으로 추정되고, 도급액 인상이 없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면 전반적인 자재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약 3%포인트 하락하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1분기 건설사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제외한 뒤 순이익을 비율로 계산한 영업이익률을 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외한 9개 건설사 모두 고꾸라졌다.
(표=한국신용평가)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9.31%로 1년 전(17.05%)에 견줘 7.7%포인트 급락했으며 매출총이익률도 23.7%에서 16.8%로 내려갔다. DL이앤씨의 경우 DL건설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1.8%에서 8.3%로 떨어진 반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원가율은 81.1%에서 84.6%로 올랐다. 롯데건설의 영업이익률은 7.5%에서 4.9%로 하락했으며, GS건설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8.77%에서 6.46%로 떨어졌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의 영업이익률은 3.64%로 1.87%포인트 감소했으며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1.83%, 4.84%에서 9.84%, 4.14%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매출총이익률은 각각 1.5%포인트, 0.6%포인트 내린 14.9%, 9.0%다.
문제는 원자재가격 상승이 지속되며 올해 하반기 수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올해 1분기 건설사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다소 저하됐다”면서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건비와 물류비 등 건설원가 전반에 걸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올해 영업수익성 저하 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계약률이 30~40%가 되면 시공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분양률이 BEP를 밑돌 경우 재무상태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 만약 계약률이 10% 정도에 그치면 사업을 재검토하게 되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