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정부가 고유가로 인한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종전 30%에서 37%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취약계층 지원 일환으로 227만 저소득층 가구에 최대 100만원(4인 가구) 긴급생활지원금을 이달 24일부터 지급하고, 전기·가스 요금은 자구 노력 등을 통해 인상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제1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우선 고유가에 따른 서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를 긴급히 시행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추 부총리는 "유류세 인하 폭을 7월부터 연말까지 법상 허용된 최대한도인 37%까지 확대해 석유류 판매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 경유, LPG 부탄 유류세에 대해 역대 최대 수준인 30% 인하(탄력세율 기준) 조치를 한시적으로 시행 중이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더 확대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현재 1리터(ℓ)당 573원인 유류세는 내달부터 리터당 57원 추가로 인하될 전망이다.
고유가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촉진 및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하반기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도 현행 40%에서 80%로 두 배 상향된다.
아울러 정부는 화물·운송 업계의 유류비 부담 경감을 위해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기준단가를 리터당 1750원에서 1700원으로 50원 인하한다. 경유 유가보조금은 기준 가격을 넘어서는 경유 가격의 50%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추 부총리는 "국내선 항공유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적용해 현재 수입관세 3%를 0%로 인하함으로써 국내선 운임의 인상 압력을 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농축산물과 필수 식품에 대해서는 "가격 상승 품목 중심으로 매일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비축물자 방출·긴급수입 등 수급관리와 가격 할인 등을 통해 적기 대응해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을 봐가며 할당관세 적용품목을 확대하는 등 수급 안정화를 위한 추가 조치도 검토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취약 계층에 대해서는 227만 저소득층 가구에 최대 100만원(4인가구) 긴급생활지원금을 이달 24일부터 지급하고, 118만 저소득 가구에는 다음 달 1일부터 에너지 바우처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산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전기·가스 요금은 뼈를 깎는 자구 노력 등을 통해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도 내세웠다.
추 부총리는 "공공 부문부터 우선적으로 물가 안정에 솔선수범하겠다. 원칙적으로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 상승 요인을 최대한 흡수토록 하겠다"며 "철도·우편·상하수도 등 중앙·지방 공공요금은 하반기에 동결을 원칙으로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지금과 같은 엄중한 상황에서 경제팀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부처별 책임 하에 소관 분야의 중점 품목에 대한 가격·수급 동향을 일일 점검하고 불안 조짐이 포착되면 즉시 대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물가 안정에 즉각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과제들은 계속해서 추가 발굴하고 신속히 집행해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제1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우선 고유가에 따른 서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를 긴급히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