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드라마를 쓰며 6·1 지방선거에 당선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정당을 뛰어넘는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8000표라는 간발의 차이로 김은혜 후보를 누른 김 당선인은 민선 8기 핵심가치로 '협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렇다할 성과는 없어 보인다.
김 당선인은 지난 7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해 김성원 경기도당위원장과 만나 국민의힘 추천 인사를 인수위에 배치하는 등의 내용을 논의했다. 도지사 당선인이 상대 당을 방문한 것도, 인수위에 인사 추천을 강행하겠다고 천명하겠다는 것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행보다. 그만큼 김 당선인이 협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에도 김 당선인은 남경필 전 지사와 만나 경기도정에 관한 조언을 들었다. 재임시절 다수당인 민주당과의 협치를 위해 남 전 지사가 꺼내든 연정을 김 당선인도 중장기적으로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김 당선인의 '협치 정치'는 앞으로 4년의 경기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11대 경기도의회 의석이 78대 78로 정확히 반으로 갈라졌고, 도내 31개 지자체장 중 22곳을 국민의힘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당선인의 생각과 다르게 협치가 어긋나고 있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에서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에 추천하기로 한 2명이 사실상 무산되며 여야협치 구상에 차질이 빚어졌다. 김은혜 후보에서 중앙당으로 넘어간 인수위 추천은 일주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국민의힘 경기도당 관계자도 "중앙당에서 인사추천을 안 하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도당 차원의 인수위 인사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중앙당과 상관없이 도의원 당선인을 상대로 인사 추천을 단행하려 했으나, 인사추천을 안한다는 중앙당의 결정을 무시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도의회 의장단을 두고도 양당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의장단 후보들은 협치가 필요하다 이야기 하면서도 전반기 의장은 반드시 자신의 당이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진흙탕 싸움이 예고된다.
경기도민들이 먹고사는 일에 정치적 이념따윈 없어야 한다. 진영논리를 떠나 경기도민에 진 빚을 갚기 위해 협치하며 일하겠다는 김 당선인의 첫 포부처럼, 당권싸움 보다는 진정한 협치를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박한솔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