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팔 골절에 치아손상까지"…여름철 놀이터 '추락 사고' 급증

3년간 놀이터 내 어린이 안전사고 4076건
7~14세 안전사고 1755건으로 43.1% 차지
피부·피하 손상 40.0%…근육·뼈·인대 손상 31.8%

입력 : 2022-06-2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 여름철 야외활동이 한창이던 A군(7세)은 놀이터를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미끄럼틀 위에서 방심한 A군은 순간 바닥으로 추락한 것. 급하게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A군의 손목과 팔은 골절상을 입은 뒤였다.
 
# 두살 영아를 둔 B씨도 놀이터에서 한눈을 파는 사이 병원을 찾는 아찔함을 경험해야했다. 아이가 순간 넘어지면서 놀이터 바닥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아이는 잇몸이 찢어지고 치아 손상까지 생겨 치료를 받아야 했다.
 
놀이터에서 다치는 어린이 사고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끄럼틀이나 그네 등 놀이기구에서 떨어지는 '추락 사고'가 전체 안전사고의 절반을 넘어섰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놀이터 내 어린이 안전사고 건수'를 보면,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놀이터 내 어린이 안전사고는 총 4076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에는 1736건, 2020년 1176건, 2021년 1164건 등 매년 1000건 이상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전체 놀이터의 안전사고 4185건 중 97.4%를 차지하는 규모다.
 
안전사고 4076건 중 1697건(41.6%)은 여름에 발생했다. 이어 가을은 1021건(25.0%), 봄 763건(18.7%), 겨울 595건(14.6%)이다.
 
발달 단계별로는 7~14세 학령기 어린이 안전사고가 1755건(43.1%)으로 가장 많았다. 4~6세 유아기는 1440건(35.3%), 1~3세 걸음마기 876건(21.5%), 0세 영아기 5건(0.1%) 순이다.
 
미끄럼틀이나 그네 등 놀이기구에서 떨어지는 '추락'은 2376건으로 전체 안전사고의 절반 이상(58.3%)을 차지했다. 뛰다가 넘어지는 '미끄러짐·넘어짐' 799건(19.6%), 놀이기구 모서리나 나무에 부딪히는 '부딪힘' 737건(18.1%) 등도 뒤를 이었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다칠 경우 '피부 및 피하조직 손상' 입는 증상은 1631건(40.0%)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근육, 뼈 및 인대 손상'은 1298건(31.8%), '뇌진탕 및 타박상'은 1054건(25.9%)이었다.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두통과 구토 등으로 병원에 가거나 미끄럼틀에 의한 쓸림, 화상 등의 위해증상도 접수됐다.
 
'미끄럼틀'에서 다치는 경우는 1160건(28.5%)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그네' 813건(19.9%), '철봉' 627건(15.4%), '놀이터 시설(놀이기구) 외' 506건(12.4%), '기어오르기 시설' 393건(9.6%) 등이다.
 
이희재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시설 안전뿐만 아니라 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와 보호자의 안전문화·인식도 함께 높아져야 안전사고를 더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며 "영유아가 놀이터를 이용할 때는 옆에서 지켜볼 것, 놀이터 안내판 등을 통해 보호자가 먼저 기구별 안전수칙을 숙지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여름철을 맞아 놀이터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주의보를 발령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놀이터에서 노는 어린이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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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