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이재명 전 경기지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진한 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일부 수정이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에서 제기되고 있다. 북부이전을 앞둔 공공기관 중 경제와 주택 등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기관이 포함 돼 있어 경기남부의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염태영 인수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중지되거나 전면적인 재검토는 어렵다고 보지만, 북부특별 자치도가 시행된다면 일정부분 수정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뒤집기는 쉽지 않겠지만 일부는 현장에 따라 조정될고, 변수들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전 기관은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천시) △경기복지재단(안성시) △경기도농수산진흥원(광주시) △경기신용보증재단(남양주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파주시) △경기주택도시공사(구리시) △경기관광공사·경기문화재단·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고양관광문화단지) △경기교통공사(양주시) △경기도일자리재단(동두천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양평군)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김포시) △경기도사회서비스원(여주시)으로 결정됐다.
공공기관 이전은 이 전지사가 2019년부터 세차례 걸쳐 15개 기관을 경기동·북부로 옮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도 산하 전체 27개 기관 중 절반이 넘는 기관이 이전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 중 12개 기관이 수원시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당선인은 공공기관 이전을 반대하며 "필요한 경우 가처분소송까지도 진행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공공기관 노조원들도 "균형발전을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대신 규제합리화를 내세워 공공기관을 이전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경기주택도시공사나 경기문화재단,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규모가 큰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된다. 김 당선인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공약에 따라 2026년 북도가 현실화 된다면 경기남부 공공관에 공백이 생긴다는 것이다. 당선 초반 이 전 지사의 뜻에 따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 당선인도 최근 재검토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 21일 포천에서 열린 청년간담회에서 "경기북도 설치 진행상황에 따라 일부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공공기관 이전이 이 전 지사 안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이전 부지의 물리적 상황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두천으로 이전이 예정됐던 경기도일자리재단의 이전 부지는 페놀 등 오염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면서 이전이 보류됐다. 아직 부지선정이 이뤄지지 않은 공공기관도 남아있다.
도내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당장 이전하는 날짜는 다가오는데 아직까지 이전에 대한 말이 확실하게 안들린다. 이전할 곳도 아직 리모델링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해서 언제쯤 가는건지, 진짜 가는건지 모르겠다"며 "일부 직원들은 기관이 이전하면 그만두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당선인이 24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지사직 인수위)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