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서 기자] '원전 최강국'을 목표로 2030년까지 해외 원전 수출 10기 목표를 제시한 정부가 동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은 동유럽 원전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원전 경쟁력이 유럽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최근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해 원전협력을 위한 협의 계획을 구체화했다. 에너지 안보·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 절차를 밟고 있는 체코와 폴란드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원전 세일에 나선 것이다.
산업·에너지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가 표면적 이유었지만, 고위급 면담을 바탕으로 우리 원전의 동유럽 시장 가능성을 넓혔다는 평가다.
원전 수출 확대를 위한 협력 기반도 발 빠르게 갖추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28일 카자흐스탄 신규원전 발주사인 KNPP와 원전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NPP는 지난해 9월부터 카자흐스탄 내 원전건설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 총 2800메가와트(MW) 규모의 신규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신규원전 제안서를 준비 중이며, 2029년 공사 시작, 2035년 건설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한수원은 미국 원전 운영사 단체인 유틸리티 서비스 얼라이언스(USA) 주관 정기총회 행사에 미국 외 해외 운영사 중 최초로 참가한 바 있다. 한미 원전 운영사 뿐 아니라 주요 공급사들 간 상호 협력 기틀을 다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원전 경쟁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등에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가격 우위에 설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유럽시장 원전 세일 행보는 시기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프랑스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관측은 체코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봤을 때 맞지 않다"며 "영국은 프랑스가 진출해 있으나, 가격 경쟁력은 우리나라가 훨씬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천기술의 유무는 동유럽 시장 진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원전 시장 진출에 있어 장애물은 없다고 본다"며 "미국과의 경쟁을 더 의식할 필요가 있다. 다만 미국이 주도하더라도 기술적 협력으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예산 내 적기 시공한 실적을 높이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해외 원전 세일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가격 우위에 따라 동유럽 시장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 기자 guse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