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이 치솟고 있지만, 집값도 이에 맞춰 상승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갈리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전세가가 오르면 결국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기존 매매 수요자들도 전세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집값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그동안 아파트 값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인식이 강한데다, 무주택자들이 보금자리 주택 당첨에 대한 기대로 매수를 꺼리고 있어 추가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셋값은 집값의 선행지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수도권 전셋값이 상승하면 6개월~1년 기간을 두고 집값이 올랐기 때문인데요,
부동산 시장에서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매매수요가 커지고 다시 매매가 상승하는 싸이클을 보여왔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최근 전셋값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 연구소장은 "전세가 비율이 아직도 정점에 이르지 않아 전세값은 더 상승할 수 있다"면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가 되기 위해서는 전세가 비율이 최소 60%는 되어야 하는데 서울지역 평균이 40% 정도에 그치고 있어 미흡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9월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은
39.77%로 40% 에 육박하고 경기도의 경우 50%를 넘어선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비싼 강남권의 전세가 비중은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도 "최근 전세가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과거에는 전세값이 급격히 상승해서 비율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집값하락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과거 외환위기 직후에 발생했던 전세대란과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전세가 비율은 전세가를 매매가로 나눈 비율을 뜻하므로 분모에 해당하는 매매가 하락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이럴 바에야 차라리 집을 사자'는 구매심리가 올 것이란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8·29 부동산 대책이 자리잡고 본격적인 정책성숙기에 들어서면 집값하락도 안정화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앞으로는 전국 공통의 집값 변동보다는 지역별로 주택보급율에 따라 집값 변동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일부 수도권 지역은 아직 주택자체가 양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상승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가격 상승이 있더라도 외환위기 이후 있었던 급격한 상승만큼은 아니겠지만 소득수준의 상승, 물가상승, 또 향후 발생할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