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자기 관할 내에 있는 항만회사 대표에게 아들 채용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전직 목포해양경찰서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목포해경서장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의 취업 청탁을 들어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목포 신항만운영 대표이사 B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목포해경서장으로 일하던 지난 2017년 5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에게 아들의 취업을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였는데도 취업을 못 하고 집에서 놀고 있어 걱정이다”라고 B씨에게 말했다. B씨는 회사 업무에 있어 전반적인 편의와 협조를 얻을 의도로 A씨의 아들에게 입사 지원서를 넣도록 권유했다. B씨는 회사에 목포해양경찰서장의 아들이 입사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특별채용 절차를 진행해 그해 6월 A씨의 아들을 채용했다.
A씨는 우연히 채용 정보를 알게 돼 아들에게 전달했을 뿐 B씨와는 이에 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아들의 경력과 당시 취업한 업체의 사정에 비춰볼 때, 목포해양경찰서장 아들이라는 이유가 아니었다면 업체가 그를 굳이 채용할 이유가 없었다고 보인다”라며 “그 외에도 이 업체 대표는 목포 유력 인사들의 친척과 지인을 특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들의 채용과 A씨 직무 사이의 전체적·포괄적 대가 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은 해경서장이라는 직분을 망각한 채 아들의 취업을 이해관계가 있는 사기업 대표에게 부탁했다” 판시했다.
2심에서 A씨는 항소가 기각돼 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B씨는 1심에서 무죄가 났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이 가중됐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