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낸 세금으로 벤틀리 타며 호화생활"…탈세 혐의 99명 세무조사 착수

국세청, 민생침해 탈세 혐의자 집중 조사
조사대상은 총 4개 유형에서 99명
"금융 추적, 포렌식 등 강도 높은 세무조사 할 것'

입력 : 2022-07-27 오후 4:51:46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 명문대 출신을 많이 배출하는 곳으로 입소문이 난 예체능 전문 입시 학원인 A학원은 학생 1인당 500~600만원 상당의 고액 컨설팅비를 현금으로 받아 챙기다 과세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수능 전·후 특강을 해준다며 고액을 챙겼지만 수입금액에 대한 신고를 조작했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을 일한 것처럼 인건비를 조작하는 식으로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했다는 판단이다. 복리후생비 등의 명목도 알고 보니 거짓 경비 처리였다. A학원장은 탈루소득으로 서울 강남에 근린상가를 얻어 임대사업장 3곳을 운영하고 고가의 외제차를 다수 구매하는 등 사치생활을 누렸다.
 
# 미등록 대부업자인 B씨도 코로나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영세사업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일삼다 과세당국 조사망에 걸렸다. 부동산 담보로 법정 최고 금리 20%의 두배가 넘는 고금리 불법 대출을 한 B씨는 자녀 명의 차명계좌로 원리금을 받은 후 수입금액은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 뿐만 아니다. 본인이 운영하는 건설자재 도소매업체를 자녀 명의로 위장 등록하는 방식으로 소득을 탈루해왔다. 탈루 소득은 자녀와 배우자에게 편법 증여하는 등 수십억원의 부동산을 취득, 증여세 신고도 누락했다.
 
국세청은 경제적 어려움을 틈타 민생침해 탈세를 저지르는 탈세 혐의자 9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27일 밝혔다.
 
자료는 민생침해 탈세 행위 사례 인포그래픽. (제작=뉴스토마토)
 
이번 조사대상은 △먹거리·주거 등 서민 기본생활 분야 폭리 탈세자 33명 △위법·불법을 통한 공정경쟁 저해 탈세자 32명 △경제적으로 절박한 서민 생계기반 잠식 탈세자 19명 △부양비·장례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탈세자 15명 등이다.
 
먹거리 등 서민 기본생활 분야에는 법인자금으로 호화생활을 하며 장바구니와 밥상물가 상승을 유발한 농축수산물 중간도매업자가 조사대상으로 포함됐다. 외식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프랜차이즈 본부, 담합행위를 하고 주택을 부실시공한 주택 유지보수업자 등도 탈세 혐의자로 지목됐다.
 
실손보험청구를 악용해 실손보험 가입 환자들을 병원에 소개하고 알선 수수료를 수취하는 등 불법 행위를 한 브로커와 연계 병원, 무자료 매입한 미개봉 상품 및 가짜명품 등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하고 매출 신고를 누락한 중고전문판매업자 등은 공정경쟁 저해 탈세 혐의자로 포함됐다.
 
아울러 경제적으로 절박한 서민 상황을 악용해 불법으로 고금리 이자를 수취하면서 탈세한 사채업자나 임차인에게 과도한 임대료를 받은 악덕 임대업자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공원묘원을 운영하면서 사업장 등록을 누락하고 부가가치세를 탈루하거나 고액 수강료를 현금으로 받은 뒤 수입금액 신구를 누락하는 탈세 혐의자 사례도 있다.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은 "최근 복합 경제위기로 인해 중소기업과 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식료품비, 주거비, 교육비 등 생활물가의 상승은 서민과 저소득층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서민생계 밀접 분야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 보관, 금융 추적, 포렌식 등 강도 높게 세무조사 하면서도 조사과정에서 조세를 포탈한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엄정히 고발 조치하겠다"며 "앞으로 어려운 민생경제를 감안해서 정기조사와 간편조사 비중은 높이면서 조사시기 선택제도를 전격 시행하며 반사회적 민생침해 탈세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A학원과 대부업자 B씨 등을 비롯해 탈세혐의자 9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국세청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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