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신규 확진자가 99일 만에 10만명대를 넘으며 재유행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주 2배씩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가진단키트 수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쟁이기' 현상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국에서 10만28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20일 이후 99일 만에 10만명대를 돌파한 수치다.
서울에서는 2만35명이 확진되며 이틀 연속 2만명대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인 25일에는 2만3107명이 확진되며, 2만4970명이 확진됐던 4월13일 이후 103일 만에 최다 기록을 갈아치웟다.
여름마다 재유행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년 동안은 사적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이 있었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대규모 확진자 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약국과 편의점 등에서는 이전보다 자가검사키트 물량 확보에 안간힘이다.
다만 오미크론이 본격적으로 유행하던 올해 초만큼 자가진단키트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대비 진단키트 수급 업체가 늘어나고, 정부가 최근에는 판매처를 한시적으로 편의점까지 확대하면서 구매처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영향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10개 업체가 1주당 최대 4000만명분의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다.
중구 을지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작년에는 자가검사키트 공급 업체가 3군데 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허가 업체가 늘어나면서 아직까지 물량 확보가 어렵진 않다"라며 "소비자들은 1개씩 낱개로 구매할 수 없고 없고 2개, 10개, 25개 등 묶음 단위로만 구매할 수 있는데 대부분 여유분을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등에서는 자가진단키트 구매를 하려면 여러군데 발품을 팔아야 했다. 약국과 편의점을 번갈아가며 방문하면 키트를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당초 스마트폰으로 재고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은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량이 '0'이라고 떴지만 실제로는 물량이 충분한 경우도 있었고, 수량이 있다고 떠도 실제로는 없는 경우가 있는 등 시스템과 실제 상황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포구 합정동의 한 편의점 직원은 "매장마다 자가진단키트 수량을 파악하는 시스템이 있는 줄 몰랐고, 금방금방 팔리니 시스템에 즉각 반영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2개를 사면 1개를 더 주는 행사 때문에 오전에 물량이 모두 동나서 오후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열제 판매 상황도 제각각이다. 코로나19 이후 품절 사태가 반복됐던 타이레놀 등은 일부 약국에서 충분히 구매할 수 있었지만 일부 약국에서는 타이레놀과 똑같은 성분의 해열제를 추천하기도 했다. 마포구 공덕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수급이 적다기 보다는 미리 구비해놓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확진자가 향후 2~3주간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보다는 일상 방역에 중점을 두기로 결정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전파력이 높은 BA.5 변이가 유행하고 있지마나 질병 특성이나 대응 역량 등 방역 여건이 달라졌다"며 "기존의 전파 차단을 위한 규제에 의한 거리두기는 실효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