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행정안전부 내 경찰업무조직인 '경찰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이다.
경찰국은 △경찰 관련 중요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자치경찰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법률로 규정된 행안부 장관의 권한 행사를 보조한다.
경찰국은 총괄지원과·인사지원과·자치경찰지원과 등 3과 16명으로 구성된다. 초대 경찰국장으로는 비(非)경찰대 출신의 김순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치안감)이 임명됐다. 인사지원과장에는 사법시험 출신의 방유진 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총경)이, 자치경찰지원과장에는 경찰대 출신 우지완 경찰청 자치경찰담당관(총경)이, 총괄지원과장에는 임철언 행안부 사회조직과장(부이사관)이 각각 배치됐다.
나머지 경정·경감·경위급 9명은 전원 간부후보 또는 일반(순경), 변호사 경력채용 출신으로 파악됐다. 경찰국장을 제외한 경찰 12명 중 경찰대 출신은 우지완 자치경찰지원과장 단 1명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3층 경찰국 사무실을 찾아 직원들과 인사하며 "수많은 난관을 겪고 경찰국이 출범해 감개무량하다"며 "초대 멤버였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경력이 되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특히 이 장관은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되도록 지원하는 조직이 돼야 할 것 같다"며 경찰국이 장관의 지원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국은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임용 제청 권한 등 행안부 장관의 책임과 권한 수행을 지원한다.
이 장관은 경찰국 신설이 경찰대 출신 배제의 신호탄이라는 시각에 대해 "경찰국에는 입직경로 없이 하나의 경찰만 존재한다"며 "인사에는 초대 경찰국장과 경찰청장 후보자(윤희근)의 의견도 반영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 "숫자로만 볼 게 아니다. 과원 자체도 몇 명 되지 않는다"며 "행정부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과장으로, 과장과 과원은 비중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과장 보임 배경에 대해선 "인사지원과장은 대통령 공약 사항인 순경 등 일반 출신이 경무관 이상의 고위직 20% 이상을 차지하도록 인사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출신이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찰대 출신 과장은 자치경찰에 대해서 상당한 전문가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행안부장관의 경찰 인사제청권을 없애는 '경찰공무원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는 "국민적 의견 수렴과 국회에서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경찰국 출범에도 불구하고 경찰 안팎에서는 신설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 정책의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의 위원 7명 전원은 이날 경찰국 출범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고 "법령·입법 체계상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해왔는데 (경찰국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시행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