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밀키트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최근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밀키트를 찾는 소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내식 수요 증가로 한 차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밀키트가 인플레이션 여파로 또 다시 인기를 얻자 식품업계는 밀키트 사업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밀키트 전문업체 프레시지의 올해 상반기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같은 기간 hy의 밀키트 매출은 30% 증가했다. 또 다른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의 경우 신제품 밀키트 판매량이 6월~7월 세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밀키트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로 내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8% 성장한 258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 해제되면서 외식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성장이 주춤할 것으로 보였던 밀키트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에 따른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hy에 따르면 외식 물가 상승이 본격화된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재료를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포장돼 있는 밀키트가 경제성이 높다는 판단이 소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hy의 분석이다. 이와 같은 성장세에 업계에서는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가 올해 3400억원까지 성장하고 내년에는 43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쿡킷 냉동 밀키트 5종. (사진=CJ제일제당)
외식 물가 상승에 밀키트 수요가 늘어나자 식품업체들도 이를 감지하고 밀키트 사업 확대에 나섰다.
풀무원(017810)은 이날 냉동 형태의 밀키트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냉장 밀키트는 유통기한이 짧은 데에다가 포장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고 브랜드마다 메뉴에 큰 차이가 없다는 불만사항이 있는 만큼 포장과 보관이 용이한 냉동 밀키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냉동 밀키트 첫 제품으로 얄피꽉찬 만두전골과 우삼겹 어묵전골을 선보였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097950)도 냉동 밀키트 시장에 주목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말 밀키트 브랜드 쿡킷을 통해 냉동 밀키트 제품을 내놨다. 지난 2019년 밀키트 브랜드 쿠킷을 론칭한지 3년만이다. CJ제일제당은 그간 냉장 형태의 밀키트만을 출시해왔다. 하지만 보관과 편의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냉동 밀키트를 기획했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냉장 제품 대비 부피를 절반으로 줄였고 원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속냉동기술을 활용했다.
CJ제일제당은 밀키트 구입 경로가 다변화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혀 나간다는 목표다. 특히 밀키트 판매채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지은 hy 플랫폼CM팀장은 “엔데믹 이후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던 밀키트가 편의성과 경제성을 강점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