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큰손'인 인텔 물량 확보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텔이 메테오레이크의 출시 일정을 2023년 말로 미룬 탓이다. 따라서 TSMC의 예정된 3나노 고객은 애플만 남게돼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출하에 성공한
삼성전자(005930)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인텔은 '메테오레이크'의 GPU 칩셋을 당초 2022년 하반기에 양산하려 했으나 제품설계와 공정 검증 문제로 2023년 1분기로 미뤘으며 최근에는 일정을 다시 2023년 말로 연기했다.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의 팹16. (사진=TSMC)
이같은 인텔의 신제품 개발 지연으로 인해 TSMC의 3나노 생산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엔지니어링 검증을 위해 소량의 웨이퍼 투입량만 남아 기존 2023년으로 예약된 3nm 생산 능력을 거의 취소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트렌드포스는 2023년 TSMC의 지출 규모(CAPEX)가 2022년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TSMC는 3나노 확장 계획이 지연될 것이라는 소식을 부인했다. 애플이 기존 계획대로 2023년 아이폰15에 탑재될 'A17바이오닉'과 M시리즈 등에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AMD, 미디어텍 및 퀄컴 등의 신제품 생산을 담당하면서 3nm 공정 확대가 예정돼있다. TSMC측은 "개별 고객의 사업을 평가하지 않으며 생산 확장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TSMC 물량 축소 소식은 삼성전자에게 호재다. TSMC가 설비를 미리 갖춰놓지 못한다면 캐파(생산 능력) 또한 줄어들 수 밖에 없어서다. 따라서 고객사들은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에 물량을 맡길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3나노 1세대 첫 출하를 마치고 2세대 공정까지 개발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3나노 GAA 2세대 공정은 1세대와 비교했을 때 면적, 성능, 전력 효율을 더 개선하는 공정"이라며 "2024년 양산을 목표로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모바일 응용처에서 복수의 대형 고객사를 이미 확보했다"며 "다수의 HPC(고성능 컴퓨팅), 모바일 고객과 수주 관련 논의를 하고 있어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TSMC가 위치한 대만의 지정학적 단점 역시 고객사들에게 불안 요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니구치 도모히코 게이오대 교수는 지난달 26일 대만 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2024년 대만에 대한 무력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지난 4일부터 대만을 포위한 채 주변 해역에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미사일을 쏟아붓는 등 군사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만 직항편을 취소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