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2주간 재판을 쉰 법원이 기지개를 켠다. 휴정기를 마치자마자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재판을 비롯해 수년째 이어지는 ‘삼성 계열사 부당합병·부정회계 의혹’, ‘사법농단 의혹’ 등 재판이 다시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의 공판을 진행한다.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의혹 재판은 구속 사건인 탓에 휴정기 기간인 지난달 25일에도 열렸으나, 그 이후로는 일정을 쉬었다. 재판부는 휴정기가 끝난 8일부터 다시 속도를 내, 12일에도 연달아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50억 클럽’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공판도 오는 10일 진행된다. 이 재판도 구속사건인 탓에 휴정기였던 지난달 27일 재판을 진행했다. 다만 재판부는 심리를 한 주는 쉬었고, 휴정기가 끝나자마자 재판을 매주 열며 다시 고삐를 다잡을 예정이다. 10일 열리는 재판에서는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곽 전 의원 아들 곽모씨에게 퇴직금 50억원을 지급하게 된 경위에 관해 진술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정기 2주 동안 재판을 멈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 사건도 10일부터 다시 공판이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과 이튿날인 12일에도 재판을 열어 속도를 낸다. 재판부는 한동안 주 2회 가량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1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연루된 삼성 부당합병 의혹 재판이 열린다. 그 다음날인 12일에는 ‘도이치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공판과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공판이 진행된다.
휴정기가 끝나면서 공판뿐 아니라 선고도 예정돼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최선상 판사는 오는 11일 도박공간개설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모씨의 선고를 진행한다. 정씨는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인물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의 측근이다. 그는 인터넷으로 도박을 실시간 중계하고 해외 원격도박 공간을 개설해 불특정 다수에게서 320억원 이상의 불법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도박장 운영 수익으로 김 회장의 도피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매주 선고를 진행하다 휴정기 중 한 주를 쉰 대법원도, 휴정기가 끝난 후인 11일 선고를 앞뒀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재상고심 선고를 진행한다. 김 전 차관은 ‘스폰서’ 노릇을 한 사업가 최모씨에게서 4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 전 차관의 혐의를 무죄로 봤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뇌물의 대가성을 인정해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첫 상고심에서 유죄 증거로 쓰인 최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아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파기환송심은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상고했다.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