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폐배터리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기업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기업공개(IPO)에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성일하이텍(365340)은 상장 직후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면서, 투자자들도 제2의 성일하이텍 찾기에 분주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설일하이텍은 전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93% 하락한 8만6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조11억원으로 시장에서 기대했던 수준(공모가 밴드 기준, 4843~5653억원)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기차에서 나온 사용 후 폐배터리. (사진=뉴시스)
성일하이텍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재활용 전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회사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한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2269.7대 1)했으며, 일반 청약에서는 증거금 20조1431억원을 모았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이후 최대 규모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오는 2040년까지 7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4일 상장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새빗켐 역시 상장 후 공모가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3만5000원)의 2배인 7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개장 직후에는 상한가인 9만1000원까지 오르며 ‘따상’을 잠시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으나 여전히 공모가 대비 96.29%(6만8700원)의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폐배터리 새내기주들의 연이은 흥행 성공으로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폐배터리 관련 산업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모멘텀에 주목하고 있다.
유일에너테크의 경우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재영텍의 모멘텀과 지분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유일에너테크는 지난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인 재영텍에 1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18%를 확보했다. 재영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업계에서 유일하게 선배소 리튬 추출 공정 기술을 보유했다. 리튬 회수율은 8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동현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량 증가로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재영텍의 리튬 회수율은 세계 최고 수준(85%)으로 순도 또한 높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스모화학도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폐배터리 관련주다. 코스모화학은 황산코발트 제조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300억원을 투자해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한 후 재활용하는 사업을 신규로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 이내에 양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나기술 역시 2차전지 장비 사업 외에 폐배터리 관련 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기차에서 분리된 팩 배터리를 재활용해 배터리 성능검사와 방전 등 안전도를 검사하는 장비를 개발했으며, 현재 한국환경공단 관할 센터에 장비를 수주 받아 납품하고 있다. 안주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폐배터리 연간 매출액이 8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 경쟁사가 없어 영업이익률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