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서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이른바 '칩 4(Fab4)' 참여와 관련해 국익을 고려했을 뿐 대중 협력 문제로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마찬가지로 중국을 배제할 목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칩 4는 예비모임이 있을 예정이고, 그 모임이 언제 어디서 있을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칩 4의 내용과 수준, 형태 등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보여진다"며 "순수히 경제적 국익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이지 어떤 폐쇄적인 모임을 만들어 다른 걸 배제하거나 이런 생각은 전혀 없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큰 수출시장이고 앞으로 상당기간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중국하고 여러 수준, 여러 산업분야에서 협력(가능하다고) 보여진다"며 "반도체는 계속 기술 업그레이드를 해 나가야 하는 측면에서 능력 있는 국가와 협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 관계에 따른 변수에 대해서는 "외교적인 것은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순수하게 칩 4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 게 우리 반도체 산업에 가장 좋은 형태인지 관심이 있고, 그런 의견을 지속적으로 낼 것이라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과의 수출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 수출 규제가 빨리 해소되길 기대하지만 예비회의에서는 이런 점을 논의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경제·비경제적 협력 관계가 진행되면 어느 순간 수출규제 관련 양자간(논의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또 "올 겨울에 전혀 문제가 없게 올해 비축 계획을 잡고 있다"며 겨울철 가스 등 에너지 공급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안정적으로 비축해오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비축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독일이나 유럽 쪽 가스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국제시장 물량확보가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가급적 미리 확보해 수급 문제가 없도록 오래 전부터 챙겨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적자 사태에 따른 공공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전 적자는 올해도 계속될 것 같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계속 높은 상태"라며 "추가적으로 물가 수준을 더 지켜본 다음 기획재정부나 물가당국과 협의를 해보고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협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워낙 민감한 문제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6월 이후 어느 정도의 진전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체코·폴란드 중심의 ’원전세일즈‘에 대한 경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일 총리 훈령이 나오면 원전 수출전략 추진단을 구성하고 체코와 폴란드부터 시작해 (글로벌 원전 시장에)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장관은 정유사를 중심으로 한 초과이윤세(횡제세) 도입 논의와 관련해 "일시적으로 수익이 많이 났다고 해서 횡제세로 환수한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다만 기업들이 상생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은 저희가 막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우리나라의 기업 경영환경을 규제가 강하고 지원은 약한 '강규약지'에서 규제가 약하고 지원은 강한 '약규강지'로 전환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업종별 전략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전력 수급과 무역수지 적자, 산업현장 인력 부족 등 현안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이른바 '칩 4(Fab4)' 참여와 관련해 국익을 고려했을 뿐 대중 협력 문제로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은 칩 4 갈무리.(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 기자 guse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