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부모의 빚 대물림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는 미성년 자녀가 성인이 된 후 스스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민법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법안은 곧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현행법상 부모가 사망해 상속이 시작된 경우. 상속을 받는 사람(상속인)은 단순승인, 상속포기, 한정승인 등 선택을 할 수 있다. 단순승인은 피상속인의 모든 권리 의무를 승계하는 것이고, 상속포기는 이를 모두 부인하는 것이다. 한정승인은 상속으로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 등을 변제하는 조건부 상속 승인이다.
상속재산보다 상속채무가 많은 경우에는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하는 것이 상속인에게 유리하다.
현행 민법 1026조 2호는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이 정해진 기간 안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미성년자가 부모의 채무를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한다. 문제는 이 경우 미성년자가 부모의 빚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조항을 신설해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물려받은 빚이 상속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내(성년이 되기 전에 안 경우에는 성년이 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원칙적으로는 개정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부터 적용하되, 법 시행 전 상속이 개시됐더라도 상속 개시를 안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개정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빚 대물림 방지' 법안은 지난 정부부터 추진돼 온 것을 이어가는 것으로,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법무부는 정치나 진영논리가 아니라 오직 '국민의 이익'만을 기준으로 좋은 정책은 계속 이어가고 나쁜 정책은 과감히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민 법무부 법무심의관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 브리핑룸에서 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