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철강 업계가 침체 극복을 넘어 미래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철강 공정을 수소환원제철 등 근본적인 친환경으로 바꾸고, LNG(액화천연가스)와 관련한 사업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대비하고 있다.
17일 '2021 포스코 기업시민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현재 포항에서 상용 가동 중인 연간 150만톤·200만톤급 유동환원로 2기에 대해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면서 수소환원 기술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지난 6월15일 오후 포스코 포항제철소 적재창고에서 선재가 화물차량에 실리고 있다.(포스코 제공, 뉴시스 사진)
수소환원제철은 제선 공정의 환원제와 열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석탄을 수소로 대체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술이다.
중단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기술 상용화 이전에 전기로를 도입하고, 현재 가동 중인 설비를 활용해 저탄소 원료를 사용해 석탄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다. 또 용선(HMR) 대신 스크랩 사용 비중을 높이는 기술인 '저HMR조업'과 CCUS(탄소 포집·사용·저장 기술)도 개발한다.
앞으로 10년~20년 내 파일럿 테스트와 HyREX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존 고로 설비를 HyREX 설비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2050년까지 상용화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HyREX는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가루 상태의 철광석과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만드는 기술이다.
현대제철(004020)은 '하이큐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큐브는 고유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 체제 또는 저탄소 전기로 기반 철강 생산 시스템이다.
원료 부문에서는 기존 전기로 원료인 스크랩을 AI 기반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수소 환원철과 탄소중립형 용선을 혼합 사용한다. 제조 공정의 경우 원료마다 수소환원철, 용선 등 고유 특성을 생산 프로세스에 최적화하고, 이를 공정마다 유기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제철사들은 LNG 관련 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고망간강을 초도 적용하는 임가공·탱크 제작사에 가공과 용접 등 이용 기술 전반에 대한 솔루션을 지원하는 중이다. 이로써 앞으로 LNG 추진 선박용 LNG 저장탱크에 적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고망간강은 망간을 11%~14% 함유하는 합금강으로 충격과 마모에 견디는 성질이 우수하다.
LNG 저장탱크용 STS(스테인리스) 강재 사용도 진행 중이다. 포스코의 멤브레인형 STS강재는 전 세계적으로 STS멤브레인형 LNG 운반선 대부분에 사용되고 있고, 육상 저장 탱크와 LNG 추진선의 연료 탱크 등 시장 다각화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선박뿐 아니라 주요 산업에 사용하는 차량 연료도 바꿔나간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포항·광양 지역 철강 물류 운송사에서 11대의 LNG 트랙터를 운행 중이다. 노후 경유차를 LNG 화물 차량으로 대체하는 운송사에 트랙터 구매 비용 일부 지원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LNG 트랙터 도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LNG 연료탱크용 9% 니켈강을 공급하고, 한국가스공사 품질 인증을 획득해 육상용 플랜트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항복강도 600MPa(메가파스칼)급의 육상 LNG 저장시설용 초저온 철근을 개발해 LNG터미널 제6탱크 건설 현장에 공급하는 등 수요를 지속해서 공략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철보다 탄소가 덜 나오는 제강 업체는 추가적인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제강 산업은 제철과는 달리 전기로를 가동해 고철을 녹이기 때문에 석탄을 수소로 대신하는 수소환원제철에 몰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동국제강(001230)은 오히려 LNG 사용량을 감축해 탄소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국내 철강 전체에서 보면 탄소 배출량이 2%에 불과하고, 전기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고로 공정의 대비 약 4분의 1"이라며 "LNG도 일종의 환경 유해 물질일 수 있으니 그것마저도 감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컬러강판'을 친환경으로 제조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공정 과정에서 LNG 사용량 50%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킹 과정에서 LNG 대신 적외선과 자외선을 사용해 컬러를 경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2026년까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매스 도료를 이미 세계 최초로 적용해 탄소 배출을 80% 이상 줄여 나가고, 코팅 없이 열과 압력을 사용하는 공정도 개발 중이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