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12일 브라질 CSP 제철소를 철강사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에게 매각하기로 했다.
브라질 CSP 제철소 전경.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브라질 CSP 제철소 보유 지분(30%) 전량을 8416억원(6억4620만달러) 가치로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005490)(지분 20%)와 발레(50%) 등 나머지 주주도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 모두를 아르셀로미탈에 매도한다. 총 매각 금액은 21억5400만달러다.
주주3사의 매각 대금은 모두 CSP의 신주인수대금으로 납입돼 채무 변제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CSP에 대한 지급보증 1조원가량(약 7억8000만달러)을 모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장세욱 부회장은 매각과 관련해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CSP 매각을 결정했다"며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함으로써 기업 신용도가 높아질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친환경 시대를 선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미래 성장 전략 수립 차원에서 글로벌 투자 전략을 점검해 브라질 CSP 제철소의 고로 추가 투자, 하공정(열연·후판) 투자 등 성장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해 왔다.
이에 동국제강은 세계적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공격적인 해외 투자 대신 위험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결론을 내렸다.
동국제강은 CSP 제철소 성장을 위해 수년 내 추가 고로와 하공정 투자를 진행해야 하지만, 상당한 재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CSP 기획 당시 후판 위주에서 현재 봉형강과 냉연으로 구조 전환돼 동국제강과 CSP의 시너지가 약해진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다. 최대 주주인 브라질 발레 등이 CSP 제철소를 비핵심 전략 자산으로 판단하고 있고, 헤알화 환율이 계속 약세인 점도 고려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동국제강은 CSP에 대한 경영 불확실성과 차입금 지급 보증, 추가 투자 부담, 헤알화 환리스크 등 부담을 해소한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달 중국법인(DKSC)과 연합물류 유한공사 지분 90%를 400억원 차입금 지급 보증 포함 970억원 기업 가치로 매각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 지분매각과 중국 DKSC 지분 정리 등으로 향후 신용등급 상향의 조건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해외 고로 제철소에 대한 공격적 투자 지원 대신 국내 전기로 제강 사업 등 지속가능한 성장(Steel for Green)과 컬러강판 사업 등 차별화된 글로벌 성장(DK 컬러 비전 2030)에 집중할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고 에너지 효율의 전기로 제강 사업을 통해 연간 400만톤의 철스크랩을 재활용하며 고로 제철소의 대안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속성장 가능한 사업의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럭스틸(LUXTEEL)'로 대표되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컬러강판 사업으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SP를 인수하는 아르셀로미탈은 60여개국에 지점을 두고 연산 6910만톤 조강 생산 능력을 가진 세계 2위 철강사다. 락시미 미탈(Lakshmi Mittal) 회장이 2006년 당시 세계 1위~2위 철강사였던 아르셀로 그룹과 미탈 그룹을 합병해 탄생했다.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 매출 766억달러, EBIDTA 194억달러, 순이익 15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