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코오롱(002020)그룹이 국내 최초로 일회용 폐마스크를 대량 수거해 옷걸이로 재활용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그간 일회용 마스크에 쓰이는 화학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를 재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마스크 필터와 코편(노즈와이어), 끈 등 부속물을 따로 분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코오롱그룹은 사내 캠페인으로 일회용 폐마스크의 분리 배출 문화를 정착시키고 국내 최초로 일회용 마스크를 재활용하는데 성공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 (사진=이범종 기자)
코오롱의 일회용 마스크 재활용 캠페인은 지난해 10월 이웅열 명예회장이 친환경 릴레이 캠페인 '고고 챌린지'에 참여해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만 한 달에 약 6000만장의 일회용 마스크가 버려지는데 자연 분해에 450년 이상이 걸리고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할 경우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있었다.
코오롱그룹은 전국 주요 사업장 7곳에 일회용 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하고 임직원들에게 휴대용 수거 봉투를 제공해 켐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수거된 폐마스크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에서 필요한 매장용 옷걸이로 재탄생했다. FnC부문은 패션사업 특성상 전시에 필요한 옷걸이를 재활용품으로 사용해 비용 절감과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효과를 얻었다.
1차로 수거된 폐마스크는 기타 부자재를 혼합해 약 2톤(t) 가량의 폴리프로필렌 펠릿 형태로 만든 후 총 2만9000여개 옷걸이로 제작됐다. 보통 마스크나 옷걸이 소재로 쓰이는 폴리프로필렌 1t을 생산하는데 1.5t, 마스크를 단순히 소각할 경우 1.2t의 탄소가 배출된다. 코오롱은 이번 재활용으로 5.4t 가량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5년생 소나무 1844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코오롱그룹은 일회용 마스크 수거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 갈 예정이다. 이번 1차분은 옷걸이로 재활용됐는데 폴리프로필렌 소재가 쓰이는 분야가 매우 다양해 향후에는 다양한 용품으로 활용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코오롱그룹 CSR사무국 김승일 부사장은 "이번 폐마스크 재활용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 일회용 마스크가 자칫 환경오염의 원인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됐다"며 "일회용 폐마스크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분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오롱그룹은 다양한 친환경 활동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재활용 플라스틱(Post Consumer Recycled·PCR) 원료를 사용한 폴리에스터 필름(PCR PET필름)을 최초 개발해 상용화했다.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매립 후 6개월 내 자연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인 PBAT(Polybuthylene Adipate-co-Terephthalate)도 개발에 성공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와 자사 온라인몰 내 지속가능 제품들을 모아 판매하는 카테고리인 'weDO'를 운영하고 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