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새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국회 인사청문회 등 공식절차가 남았지만 취임과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전 정권 수사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검찰총장 후보자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를 지명했다. 대통령실은 "검찰 내 손꼽히는 수사 전문가"라며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꼽히며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대검 수사지원과장과 수사지휘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제주지검장을 거쳐 현재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 등 핵심 보직에 이어 검찰 수장까지 '친윤' 검사로 채워진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대북·안보 인사들을 수사하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도 중앙지검이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수원지검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에서 여러 권력비리를 수사했던 특별수사 전문가들은 이 후보자의 지명을 우연치 않게 보고있다. 검사 출신인 한 로스쿨 교수는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등) 수사는 할 수 있지만 현 정부가 관심 있는 수사를 확대하는 것 같다"며 "현재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다 보니 전 정권에 대한 수사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취임 이후 검찰은 법무부와 함께 마약·보이스피싱 범죄, 전세사기 등 경제·민생범죄 엄정 대응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앞서 탈세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조세범죄 합동수사단을 신설하는 등 경제범죄에 적극 대응할 것을 밝혔다. 또 민생범죄에 대해서는 계획적인 범행인 경우 원칙적 구속수사를 지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이용일 변호사(법무법인 '평산') "이 후보자는 직무대리 시절 보이스피싱 합동수사단을 출범시켰고, 정부 차원에서도 민생 범죄 근절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취임 이후 이를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국민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제대로 수사가 이뤄진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윤 대통령의 지명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국회의 임명 동의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