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용윤신 기자] 수출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큰 무역 전선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내 수출지원기관들과 반도체, 정유, 철강, 자동차 등 업종별 협회들이 머리를 맞대는 등 수출 둔화의 돌파구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대표 신흥시장인 중동·동유럽 공략을 위한 민·관 통상사절단을 꾸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대중 수출 둔화에 따른 수출다변화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한국무역보험공사 11층 대회의실(서울 종로구)에서 수출지원기관 및 반도체, 정유, 철강, 자동차 등 업종별 협회와의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중동, 동유럽 등 신흥시장의 통상산업협력을 위한 통상사절단 파견을 제안했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수출이 지난 7월까지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에너지 수입 확대 등 영향으로 수입 증가세가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며 적자가 연달아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6월부터 이미 우리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감소한 데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도 수출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이는 등 엄중한 수출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334억24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은 436억4100만달러로 22.1% 증가한 상태다. 8월 전체 무역적자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1월과 4월, 5월, 6월, 7월에 이어 이번달까지 무역적자가 현실화될 경우 5개월 연속 무역적자로 14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무역수지 악화가 큰 원인이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대중국 무역수지는 6억6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5월에는 10억9000만달러, 6월 12억1000만달러, 7월 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왔다.
수출기업 체감경기도 저점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이달 수출기업 BSI는 83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로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안 본부장은 "정부도 하반기 수출활력 제고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무역금융·물류·해외마케팅 등 우리 업계의 수출활동 지원과 애로해소에 힘쓰고 중장기적으로는 주력산업 고도화, 수출유망산업 육성, 공급망 안정화 등을 통해 수출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부는 이달 말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산업경쟁력 강화와 에너지 수입·수요 안정 방안도 마련한다.
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보험공사, 무역협회 등 수출유관기관도 수출업계가 느끼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물류·무역금융·마케팅 등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키로 했다.
안덕근 본부장은 "수출 확대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정부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수출 활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민간에서도 주도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향후 중동, 동유럽 등 신흥시장과의 통상산업협력을 위한 통상사절단을 구성해 파견할 경우 실질적인 협력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위해 수출업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이나 동유럽은 대표적인 신흥시장이다. 유가가 오르면서 중동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통상사절단 구성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시점과 내용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수출다변화 차원에서 고려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도 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미국경제가 올해 4분기 내년 상반기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 수출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한국무역보험공사 11층 대회의실(서울 종로구)에서 수출지원기관 및 반도체, 정유, 철강, 자동차 등 업종별 협회와의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중동, 동유럽 등 신흥시장의 통상산업협력을 위한 통상사절단 파견을 제안했다. 사진은 무역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용윤신 기자 k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