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완성차 업계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결국 각자도생의 길을 찾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의 미국 내 생산을 재차 강조하면서 보조금 혜택 해법 찾기가 장기화 될 우려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완성차 브랜드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가 캐나다 정부와 손잡고 배터리 주요 원자재 광물 공급을 협력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주요 경제계 대표단은 캐나다를 찾아 전기차용 배터리 광물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기 전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캐나다와 손 잡은 이유는 미국 IRA 발효에 대한 대응이 크다. IRA의 주요 내용은 2024년부터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 한화로 약 1000만원, 중고 전기차는 4000달러 약 530만원의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 대상은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로 한정하면서 배터리 원재료는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이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유럽 완성차 회사들의 돌파구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현재 폭스바겐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벤츠 또한 이번 협력에 적극적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업계 판매 1위인 토요타도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위해 미국과 일본에 7300억엔, 한화로 약 7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토요타의 이번 투자는 미국 및 일본에서 최대 총 40GWh의 생산 능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해 1~2주 정도 현지에 체류하며 미국 정관계 인사 등과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와 코나EV, 제네시스 GV60, EV6, 니로EV 등 5개 전기차 모델을 판매 중이다. 해당 5개 모델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
완성차 업계들의 대응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테슬라 등 현지 기업에 유리한 것 처럼 보이지만 현대차 전기차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미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