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기대가 과했나…ESMO 앞두고 참가 기업 일제히 급락

주도주 떠오른 바이오 재료소멸?…ESMO 초록 공개 후 급락세
ESMO 초록 시장 기대 못 미쳐…공개 후 참가 기업 11곳 모두 하락
"긍정적 결과 발표 시 주가 상승 모멘텀…임상결과에 주목해야"

입력 : 2022-09-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실적성장세가 부각되면서 주도주로 떠올랐던 바이오주들이 유럽종양학회(ESMO) 개최를 앞두고 줄줄이 하락하면서 최근의 기대감이 과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선 이번 ESMO가 국내 바이오주들의 반등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ESMO 참가기업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을 비롯해 HLB(02830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종근당(185750), 제넥신(095700), 엔케이맥스(182400), 네오이뮨텍(950220), 루닛(328130), 에이비온(203400), EDGC 등 국내 바이오 상장 기업들이 ESMO에 참가할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기업들 역시 ESMO 참석을 앞두고 지난 5일 일반 포스터 초록을 공개했지만, 초록 공개 직후 ESMO 참가 기업들의 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ESMO 참가 예정인 국내 상장사 11개 기업의 주가가 모두 빠졌으며, 6개 기업의 주가가 6% 이상 급락했다. 전일 제넥신, 루닛 등 일부 기업들이 소폭 상승했으나, 4개 기업의 주가가 이틀 연속 빠지면서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엔케이맥스 주가는 초록 공개 당일 12.01% 급락했고, 레고켐바이오(-11.98%), 루닛(-8.14%), 네오이뮨텍(-6.82%), 에이비온(-6.19%), 에이비엘바이오(-6.05%) 등도 큰 폭 하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4위인 HLB 역시 주가가 4.87%나 빠졌다. ESMO 참가예정 11개 기업의 이날 평균 주가 하락률은 5.67%에 달한다. 
 
ESMO는 유럽 최대규모의 암 학회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핵심 연구 개발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오는 8일부터 9일부터 13일(현지 시각)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업계에선 ESMO가 국내 바이오주들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학회 발표는 단순히 결과 공개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기술이전(L/O) 계약을 위한 준비단계”라며 “긍정적인 결과가 공개된다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다가오는 ESMO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SMO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바이오주들의 급락은 최근 발표된 초록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SMO 개최를 앞두고 관련주들이 급락한 것은 공개된 초록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최근 부진한 증시에서도 바이오주들이 강세를 보인 데다, ESMO 기대감에 일부 관련주들이 급한 한 것에 대한 피로감도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ESMO를 앞두고 공개된 초록에는 일부 연구 성과가 공개됐다. HLB의 리보세라닙 관련 논문 초록에는 국내 위암 2차 치료제 1상 결과와 함께 중국에서 진행된 다수 임상 결과가 포함됐다. 엔케이맥스는 육종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슈퍼NK(SNK)를 병용투여한 5명의 환자 중 3명에게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으며, 루닛은 ‘루닛 스코프’를 적용한 각종 평가 결과 병리과 전문의와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ESMO 발표 내용에 주목하고 주가 상승 여력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의림 연구원은 “5일 일반 포스터 초록이 공개됐고, 8일 구두 발표 초록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공개된 초록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들의 효력 예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셀트리온, 종근당 등 주목할만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기업들과 HLB, 레고켐바이오 등 구두 발표 예정인 기업들의 결과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ESMO에서 셀트리온은 ‘아바스틴(Avastin)’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CT-P16)의 임상 3상 후 1년 장기 추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네오이뮨텍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와 신약후보물질 ‘NT-I7’ 병용투여 임상1/2상 결과 발표한다. 종근당은 신약으로 개발 중인 향암 이중항체(CKD-702)의 비소세포폐암 대상 임상 1상 결과 발표한다. 
 
제약·바이오 연구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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