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패턴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무인 식품매장이 빠르게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그간 무인 매장의 주 품목이 아이스크림 등 간단한 식품이었다면 최근에는 대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푸드테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스위트바이오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유·무인 하이브리드 매장 그릭데이go 압구정점을 열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그릭요거트, 프로즌 요거트 바 등 다양한 식사 대용식을 판매한다. 특히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매장이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만큼 최신 기술도 적용됐다. 기존 의류 매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RFID SCO 기술을 외식업계 최초로 적용시켰다는 게 스위트바이오의 설명이다. 이에 제품을 담은 바구니를 셀프 계산대에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인식해 바코드를 찍을 필요없이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다. 아울러 신원인증출입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전자가격표시기(ESL)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들어선 스위트바이오의 유·무인 하이브리드 그릭요거트 판매매장 그릭데이go 압구정점. (사진=스위트바이오)
비트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무인로봇카페 비트도 고도화를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달 자체 간편 결제 서비스 비페이를 론칭했다. 이에 따라 로봇카페 비트 앱 이용자들은 커피 주문 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로봇카페 비트는 로봇 바리스타가 24시간 근무해 상주 인력 없이 주문부터 결제, 제조, 픽업 등의 전 과정이 무인으로 이뤄지는 미래형 카페다. 서울, 경기, 대전, 제주 등 전국 각지의 오피스 및 주거 상권에 빠르게 진입해 매장 수를 늘리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처음으로 서해안고속도로에 있는 매송휴게소에 입점하기도 했다.
식품 대기업들도 무인 식품매장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무인 매장 플로우 1호점을 론칭한데 이어 올해 1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배스킨라빈스 플로우는 밤낮없이 매장 출입부터 상품 구매, 배달까지 모든 서비스를 완전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제공하는 무인 매장이다. 지능형 CCTV부터 스마트 음성인식 비상벨, 스마트 감지기 등이 설치돼 무인 고객 경험을 극대화했다. SPC그룹은 향후 확장현실(XR기술)을 적용한 로컬마케팅 서비스를 론칭해 소비자의 오프라인 구매 경험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식품업체 풀무원도 올해 스마트 무인 판매 플랫폼인 출출박스의 신규 입점처를 늘리는 한편 맞춤형 식단 운영 서비스에 나섰다. 출출박스는 풀무원 신선식품과 냉장·냉동 도시락, 간편식 등을 구매할 수 있는 무인 매장이다. 풀무원에 따르면 2019년 출출박스 론칭 이후 3년간 연평균 약 350%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가정간편식 전문 무인판매점 이용 추이. (사진=신한카드빅데이터연구소)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무인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매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데는 인건비 지출은 줄이면서 24시간 운영이 가능해 차세대 캐시카우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삶 속에서 무인 매장의 침투는 더욱 빨라졌다.
게다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식품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롯데멤버스·신한카드의 가정간편식 소비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가정 간편식 전문 무인 판매점의 올 6월 이용 고객수는 전년 1월 대비 7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무인 점포수 역시 1262% 늘었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가정간편식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무인판매점의 이용 고객수는 1년 반 만에 8배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면서 “앞으로 가정간편식 유통에 있어 무인 판매점이 주요 채널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