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포스코가 태풍 힌남노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정상화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포스코 자동차 강판을 공급받는
쌍용차(003620)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쌍용차는 1973년부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 사는 △신강종 적용 △차체 경량화 및 안전성 확보 △원가 절감을 위한 제조공정 개선 및 부품 공동개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기술 교류를 해오고 있다.
최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토레스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쌍용차는 자동차 강판 전체를 포스코에서 공급받고 있다. 현재 토레스는 출시 두 달만에 판매량 6000대를 넘어섰다. 이러한 인기는 동급 대비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편의사양에 있다.
가격은 엔트리 트림인 T5가 2690만원, T7이 2990만원으로 경쟁 모델인 QM6보다 시작 가격은 높다. 하지만 최상위 트림을 비교할 경우 500만원 이상(QM6 프리미에르 3505만원) 저렴하다.
토레스는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 8월 기아 쏘렌토, 스포티지에 이은 국내 SUV 전체 3위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출시 두 달 만에 6만대가 계약되면서 쌍용차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쌍용차 '토레스'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현재 재고 상황을 감안할때 당분간 생산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포항제철소에서 만드는 철강 소재 공급이 부족해지면 철강 제품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와 가전 등 전 산업군에서 철강재가 쓰이는 만큼 후속 물가 상승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올 4분기부터 포항제철소 발 '스틸플레이션(스틸+인플레이션)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에서 자동차 강판을 공급받는 쌍용차 입장에서는 악재로 다가온다. 가성비가 뛰어나 인기를 얻고 있는 토레스의 가격이 오를 경우 계약 취소 등 판매 부진에 시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최근 쌍용차 인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KG그룹의 철강 계열사 KG스틸과의 협업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G스틸은 동부제철 시절부터 자동차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현대차에 자동차 강판을 직접 납품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현재 KG스틸은 냉연강판과 아연도금, 석도강판 등 냉연판재류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컬러강판 브랜드 '엑스톤(X-TONE)'을 출시하며 컬러강판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KG스틸이 토레스를 만드는 자동차강판을 공급할 수는 없지만, 쌍용차 판매가 안정화된 이후에는 자동차강판 생산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